지난달 27일 IBK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의 경기도 화성 홈경기장에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기업은행의 전속모델인 송해씨가 배구단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사전 연락 없이 불쑥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 그는 시합이 끝난 뒤 회식 자리에도 참석해 손녀뻘 선수들을 하나하나 격려했다.
금융회사들은 일반적으로 당대의 톱스타나 유명인들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다. 광고모델의인기 부침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해지하며 수시로 '회사의 얼굴'을 바꾸기도 한다. 광고주와 모델의 관계가 철저히 광고 투입비 대비 효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척박한 분위기 속에서도 기업은행과 송해씨의 '아름다운 동행'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단순히 광고주와 광고모델의 관계를 뛰어넘어 돈독한 신뢰와 우애를 쌓아가는 모습이다.
최근 기업은행은 송해씨가 카메오로 출연하는 영화인 '전국노래자랑' 제작비 중 일정금액을 지원했다. 송해씨의 출연 분량은 수 분에 불과하지만 그가 30년 가까이 진행을 맡고 있는 프로그램을 주제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은행이 협찬을 결정한 것.
송해씨에 대한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애정도 두텁다. 조 행장은 송해씨에게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말을 수시로 강조한다. 두어달에 한 번씩은 송해씨와 저녁식사를 하며 조 행장이 인생 후배로서 은행 경영이나 세상살이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기업은행과 송해씨의 끈끈한 신뢰는 고객들 마음도 움직였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광고 호감도 조사에서도 기업은행이 77.4%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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