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과 이탈리아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까지 무더기 강등되자 국내 은행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날보다 5.57%(2,200원)나 떨어진 3만7,3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하나금융지주(5.14%), 우리금융(4.70%), 신한지주(3.52%), 기업은행(4.98%), BS금융지주(7.45%) 등도 3~8% 이상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은행주가 시장 평균(-2.90%)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이날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한 것은 지난 14일 무디스가 프랑스 대형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이번엔 BoA 등 미국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7개 은행의 신용 등급을 깎아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에 이어 미국과 이탈리아의 대형은행들까지 신용등급이 깎이면서 이번 위기가 전세계 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위기 충격이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확대되면 국내 은행주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며 “8월 이후 국내 은행주는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강등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4까지 급락했고 이날도 0.66배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증권, 교보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3ㆍ4분기 양호한 실적 달성에도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한ㆍKBㆍ우리ㆍ기업 등 주요 8개 은행의 3ㆍ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7%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의 금융불안이 해결되기 전에는 은행들이 제대로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이슈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약해질 때부터 은행주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황 연구원은 “앞으로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 은행주의 실적개선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부터 점진적인 분할매수 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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