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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으로 '돈의 귀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따라 고정금리 예금에 수조원 몰려<br>펀드 인기는 주춤…해외 주식형 신규가입 급감


돈이 은행권으로 귀환하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시중자금이 안전성이 높은 은행 및 저축은행의 고정금리 예금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은행권은 자금 고갈로 갈증을 호소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여유를 되찾았다. 이달 들어 시중은행별로 2조~4조원의 자금이 예금상품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은행은 6% 중반, 저축은행은 7% 내외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금리가 7%를 웃돌면 굳이 위험을 감수해가며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약해진다. 자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몰려들자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다시 금리를 인하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 은행 수신 증가세로 극적 반전=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증시로의 자금 유출로 심각한 자금난을 호소했지만 지금은 ‘연어떼’처럼 몰려드는 자금으로 여유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1조8,086억원이었지만 올해 1월 들어 개인과 법인 고객이 안전한 예금상품을 선호하면서 23일 현재 잔액은 66조528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일을 기준으로 불과 16일 만에 4조2,422억원의 자금이 몰려든 것이다. 우리은행의 예금잔액은 지난해 12월 50조6,249억원이었지만 이달 23일 현재 53조9,466억원으로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정기예금 잔액은 33조5,729억원이었지만 23일 현재 예금잔액은 38조1,353억원으로 한 달도 채 안돼 5조원가량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해 말 42조9,785억원에서 23일 현재 45조원으로 2조원 이상 늘어났다. ◆ 펀드 인기는 주춤=이처럼 예금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펀드 판매 수요는 시들해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하루 평균 300억원 규모의 펀드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규유입보다 환매하는 자금이 더 많은 날도 있다”며 “특히 해외펀드를 환매하거나 해외펀드 가입을 망설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매월 수조원에 달했던 해외 주식형 펀드의 신규가입 금액이 올들어서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외 주식형펀드에 몰린 자금은 6조4,306억원에 달했지만 11월에는 2조8,774억원, 12월에는 2조2,143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올 1월에는 겨우 1조원을 넘기고 있는 수준이다. 김정욱 국민은행 상품본부장은 “주식시장 변동성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이 여유자금을 펀드보다는 은행 예금상품에 넣고 있다”며 “개인은 물론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 고객들이 은행 예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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