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의 등골을 휘게 했던 백화점, 대형 마트, TV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가 소폭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인하 수준이 너무 미미한데다 판촉행사비·인테리어비·물류비 등 납품업체에 전가되는 추가 부담비용은 오히려 크게 늘어 '눈 가리고 아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국내 11개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수준과 각종 추가 부담 실태를 비교분석한 자료를 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3대 백화점 납품업체의 평균 판촉행사비는 2009년 120만원에서 지난해 140만원으로 17% 늘어났다. 납품업체들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호소했던 인테리어비도 4,425만원에서 4,765만원으로 10% 증가했다.
대형 마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3대 대형 마트에서 납품업체 1개당 파견 받는 판촉사원 수는 2009년 41.1명에서 지난해 53.4명으로 30% 늘었다.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평균 판촉행사비 역시 1억5,01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20% 증가했다. 평균 물류비도 1억2,180만원에서 1억4,550만원, 반품액은 3억1,020만원에서 4억3,170만원으로 각각 20%, 39%씩 늘어났다.
TV홈쇼핑(GSㆍCJOㆍ현대ㆍ롯데ㆍ농수산 등 5대 홈쇼핑)의 경우에는 개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평균 자동응답시스템(ARS)비용이 3,130만원에서 4,850만원으로 무려 55% 증가했다.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면서 그 비용은 고스란히 납품업체에 전가한 셈이다.
이처럼 납품업체에 전가되는 각종 부담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계약서 기준으로 2010년과 올해 판매수수료율을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29.7%→29.2%)은 0.5%포인트, TV 홈쇼핑(34.4%→34.0%)은 0.4%포인트, 대형 마트(판매장려금 기준 5.4%→5.1%)는 0.3%포인트 내렸다. 3개 업종 모두 인하폭이 1%포인트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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