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가 벤처ㆍ창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친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를 갖고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인수합병(M&A) 관련 규제개선 4건을 포함해 28개 벤처ㆍ창업 규제를 올해 안으로 철폐ㆍ완화한다고 밝혔다. 우선 창업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상 창업지원 업종과 벤처확인 신청 가능 업종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예술·스포츠 등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창업지원 업종에, 창조관광산업이 벤처확인 신청이 가능한 업종에 포함된다.
1인 창조기업육성법상 지원 업종도 보건ㆍ의료, 교육,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을 추가하고 사치ㆍ향락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웬만한 업종은 모두 창조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창조기업의 기준을 업종이 아닌 개별기업의 창의성과 전문성 위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산지를 전용해 공장을 설립하는 제조업 창업 기업에 대해 대체산림자원조성비를 추가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공장 설립 부담금 면제 대상은 현 창업 3년 이내 창업사업계획 승인을 받는 기업에서 창업 5년 이내로 확대한다. '온라인 법인 설립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도 현 주식회사에서 유한·유한책임·합자·합명회사까지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힌다.
특별상환유예 대상에 대학생 창업자를 추가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정부로부터 기술창업 사업화를 지원 받는 대학생 창업자는 학자금 대출 상환을 3년간 유예할 수 있다. 아울러 임직원·교수·연구원 등으로 국한돼 있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스톡옵션 부여 대상에 의사·약사·한의사·기술사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입지 문제에 있어서도 창업 기업이 처음 공장을 설립할 때만 창업사업계획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을 벗어나 공장을 증설할 때도 이를 활용할 수 있게 개선한다.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를 대학시설로 인정, 전국 170개 창업보육센터의 재산세 감면율이 50%에서 100%로 오른다.
현재 개인으로 제한돼 있는 엔젤펀드 참여 자격의 경우 대학·연구기관 등에도 참여를 허용한다. 이와 함께 사립대학의 적립금 중 일부(10% 이내)를 소속 교원이나 학생이 창업한 벤처기업뿐만이 아닌 창업기업에까지 투자할 수 있게 한다. 또 개인도 창업투자회사 등 법인만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는 한국벤처투자펀드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판로 부문에서는 지난해 조달청이 창업기업에 신용평가 등급 만점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공공조달에서 창업기업에 불리한 규정을 폐지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개별 공공기관 계약지침으로까지 확대한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직접생산' 확인 시에도 창업기업에 불리한 항목을 정비하기로 했다.
창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첫 창업 업체를 M&A한 후 동종 업종을 재창업한 사업가도 창업지원 대상으로 인정받도록 개정할 계획이다. 벤처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할 때 주요 출자자의 보호예수 의무기간은 현 1년에서 유가증권시장 수준인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재창업 기업은 은행 연체기록이나 조세체납이 있더라도 정부로부터 재기지원을 받은 경우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가 허용된다. 신속한 회생지원을 위해 일본과 같이 '중소기업 간이회생제도'를 도입하고 제1회 관계인 집회개최 의무 폐지 등 회생절차도 단축한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창업→성장→회수→재도전' 등 모든 선순환 고리를 하나하나 점검해 벤처·창업 생태계 전체의 걸림돌을 치우는 대책인 만큼 단편적 규제개선보다 시너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개선된 정책이 현장에 잘 적용되는지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