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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 유입, 수출 증가, 부양정책 실행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에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5.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성장률도 평균 5.6%에 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가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통화, 재정, 세제 등 전 분야에 걸쳐 관련 부양정책을 실시해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5.2%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4.90%, 2012년 상반기 4.93% 보다 개선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완화정책과 기존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하면 하반기 성장 속도가 상반기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이 5.6~5.8%에 달할 것으로 보여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지난 2006~2010년처럼 평균 7%대 이상의 고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국가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2011년 18%, 2012년 6.8%, 2013년 6%로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고, 올해도 5~6%에 그쳐 정부의 기존 목표치인 7~8%를 밑돌 전망이다. 올해 9월 현재 CPI는 3.6%까지 하락했다.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정부가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물가 안정화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3년 동안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면서 정부가 재할인 금리 등 정책금리를 지난 2012년과 지난해 8차례에 걸쳐 총 8%포인트를 인하했다. 올 상반기에도 재할인 금리를 5.0%에서 4.5%로 낮췄다. 이에 따라 일반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도 2012년 말 13.5%에서 올해 9월 현재 9~1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정책금리는 물가안정 기조 아래 기업 이자비용 경감, 은행권 대출 증가 확대, 경제성장 촉진 등을 목적으로 연말까지 0.25~0.50%포인트가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베트남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FDI 규모는 실제 실행 금액 기준 2012년 105억 달러, 2013년 115억 달러, 올해 1~9월까지 89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글로벌 지정학적 우려 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견고한 성장 흐름과 정부의 투자유치 강화 노력이 맞물리며 향후 FDI 유입 규모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 동아시아 자연재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에 따른 수혜, 풍부한 젊은 인력과 낮은 인건비, FDI기업에 대한 정부의 법인세 감면 혜택, 환율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베트남 투자 매력이 주변 국가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 위험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 7월 말 베트남 국가신용 등급을 B2에서 B1으로 상향 조정했고, 9월 하순에도 호찌민 사콤뱅크(Sacombank), 테크컴뱅크(Techcombank), 아시아상업은행(ACB) 등 현지 주요 은행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올해 9월 초에 피치 역시 경기회복 등을 이유로 향후 12~18개월 안에 베트남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실대출 처리 등 금융권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베트남 투자 위험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양책, 외국인 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베트남 VN지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7.7% 반등했고, 2013년에는 22% 상승했다. 올해 역시 지난 25일 기준 연초 대비 19.9% 올랐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의 수익률 3.8%, MSCI 이머징지수 3.3%, 한국 코스피 1.1%, 중국 상해종합 10.8%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베트남 증시는 앞으로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강화해 줄 재료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선 FDI의 지속적인 유입 및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 개선에 힘입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환율 안정, 금 가격 약세, 부동산 부진 등 대체투자의 기대 수익률이 낮은 반면 세제 혜택에 따른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 10월 중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등으로 인해 주식투자의 매력도는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을 비롯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도 매력적이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VN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5배로 지난해 말 11.0배, 2012년 말의 10.7배보다 높다. 하지만 태국(16.2배), 필리핀(20.7배) 등에 비해서는 낮은 만큼 여전히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존재한다. 올 하반기 VN지수는 상반기보다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650선 전후까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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