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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IPO, 대기업 지배구조·신수종사업 눈여겨봐라

■ 올 180여개 기업 상장 '공모주 풍년'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고객들이 지난해 12월 KDB대우증권 한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당시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는 시중자금 30조원이 몰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올해도 지난해의 공모주 흥행 열기가 꾸준히 이어질 지 관심이다. /서울경제DB



'2·3세' 지분 많은 대기업 계열사… 이노션·SK D&D·LG CNS 주목을

바이오·의료기기·친환경사업 등 중소형사 대거 코스닥 입성 추진

휴젤·유앤아이·에코필 관심둘만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제일모직에서 시작된 기업공개(IPO) 훈풍이 201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사 중에서는 지배구조 이슈가 얽힌 업체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바이오·의료기기·친환경산업 등 신수종 산업에 속한 중소형사들도 코스닥시장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

KTB자산운용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유가·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중인 기업은 180여 곳에 달한다.

대기업 계열 비상장사 39곳 중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맞닿은 이노션(현대·기아차), SK D&D(SK), LG CNS(LG)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IPO 시장의 활황을 주도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속에 흥행몰이에 성공한 만큼 다른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관련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의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은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이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도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처럼 이노션은 '3세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현대·기아차그룹의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정 부회장이 이노션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자동차 사업을 총괄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정 고문은 그룹 내 광고대행 사업을 총괄한다.

부동산·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SK D&D 역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고리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다. SK가스가 지분 48.2%를 보유한 1대주주이며,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37.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 부회장이 그룹 내부에서 건설·부동산·에너지 관련 계열사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 CNS 역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2세 오너 일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 등이 일정 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바이오·의료기기·친환경사업 분야에 속한 중소형사들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 해당 업종에서 20여곳의 업체가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보톡스 전문업체인 휴젤을 비롯해 KT&G가 29억원을 투자한 임플란트 및 인공관절 제조업체 유앤아이, 토양정화 기술을 보유한 에코필 등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또한 파멥신·YD생명과학·씨트리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중인 업체들이 대거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카탈리스트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미래에셋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카탈리스트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02년 설립됐으며 혈우병 및 면역질환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아울러 중국의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트리폴엑스·퉁런탕 등이 올해 상장을 목표로 움직이는 중이다.

이 밖에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기업 가운데서는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천호식품,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카페베네 등이 재차 상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업체의 경우 실적 부진 탓에 현 시점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껄끄러울 수도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름값보단 내실… 투자위험·실적 꼼꼼히 따져야

■ 투자 유의할 점은

지민구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기 외해서는 기업의 이름값보다 내실을 챙겨봐야 한다.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심사 과정에서 검증을 거치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최종적으로 투자자들이 책임지고 판단할 몫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들어가면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이 제출한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를 통해 실적, 현금흐름표, 투자위험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선택을 마친 후에는 1주라도 더 청약을 받을 수 있는 증권사를 선택해야 한다. 공모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상장주관사 외에도 여러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어느 증권사를 통해 청약을 신청하느냐에 따라 배정받는 물량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 결과를 살펴보면 경쟁률 등에 관계없이 1인당 청약한도가 큰 증권사를 거쳤을 때가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제일모직의 상장 대표주관사였던 KDB대우증권의 청약한도는 10만5,000주였으며 공모 경쟁률은 172.5대1을 기록했다. 한도까지 청약했을 경우 608주 정도를 배정받는 셈이다. 반면 KDB대우증권보다 낮은 경쟁률(167.5대1)을 보인 KB투자증권의 경우 청약한도가 1만3,000주에 불과했기 때문에 최대 77주만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사마다 공모주 청약 우대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게재된 투자설명서에서 관련 내용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우량 고객에게 더 많은 공모주 청약 기회를 제공한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당시 KDB대우증권은 최근 3개월 동안 자사 계좌의 평균잔액이 1억원 이상이었던 고객에게 한도의 2배인 21만주까지 청약할 수 있도록 우대했다. 반면 KDB대우증권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는 고객에게는 한도의 30% 수준인 3만1,500주만 청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동 상장주관사로 참여했던 우리투자증권 역시 지난 11월 기준으로 자사 펀드 계좌 잔액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청약한도의 2배(17만주), 1,000만원 이상이면 1.5배(12만7,500주)를 청약할 수 있는 우대조건을 내걸었다.

상장예정 기업의 주식을 배정받았다면 마지막으로 매도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의 경우 단기 급등 이후에 급격한 하락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상장 이후 5거래일 내에 처분하는 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 이후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할 때 서둘러 팔아 치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의 선임연구원은 "대기업의 지배구조 이슈가 얽혀 있는 기업의 경우 오랜 기간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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