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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새로운 실험 나선 '삼성 금융사'

직급 단순화… 삼성카드 인사·조직 체계 확 바꾼다<br>직무·역할 중심 내부경쟁 강화… 내년3월 정기인사 뒤 적용 유력<br>"수평적 문화로 개선하자" 전 금융계열사로 확대 전망


삼성카드가 삼성전자 등 그룹 주력계열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새로운 직급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 순의 명칭을 없애고 '선임-책임-수석' 등 3단계로 단순화하는 것이 골자다.

서열중심의 직급체계를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전환해 내부경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인데 삼성전자에서 인사를 총괄하던 원기찬 사장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 금융계열사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주 새로운 직급체계 도입을 위한 직원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현재 '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 순의 5단계 직급체계를 '선임-책임-수석' 등 3단계로 단순화하는 직급체계 개선안이 다뤄졌다. 삼성전자와 삼성화재가 도입해 운영하는 직무중심 직급체계를 삼성카드에 이식하는 것에 대한 직원반응을 살피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되면 기존 차장직급은 부장급 수석과 과장급 책임으로 나뉘게 된다. 현재로서는 내년 3월 차장급 이하 정기인사 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난 2012년 금융계열사 중 가장 먼저 직무중심 직급체계로 변경한 삼성화재는 현재 '선임-책임-수석' 등 3단계의 직급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등 일부 조직에서 이 같은 직급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 직무체계가 기존 5단계와 다른 점은 동일직무 간 경쟁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급 사다리가 줄어들면 연공서열보다는 능력 위주의 평가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고참급 차장과 부장 간에 직급서열이 분명했다. 그런데 새로운 직급체계 아래서는 고참급 차장과 부장이 '수석' 직급에서 경쟁하고 보직 유무에 따라 서열이 엇갈리게 된다. 직무평가에 따른 보직박탈 및 보직변경이 유연해져 내부경쟁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직무체계가 간소화되면 만성적인 인사적체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삼성카드는 희망퇴직과 신규채용 중단 등을 통해 인력구조 개편에 힘쓰고 있다.



또 기존 승진심사제도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개선할 수 있다. 일정한 비율로 승진자를 결정하게 되면 승진대상자 밀어주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반해 매년 평가를 통해 승진점수를 누적하면 승진 스트레스를 없애고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 중 한국 기업처럼 복잡한 직급체계를 갖춘 곳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연공서열 같은 구식의 잣대가 아닌 능력중심 직원평가로 업무 효율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능력이 뒤처지는 직원에 대한 퇴출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삼성카드의 한 직원은 "삼성전자처럼 연구인력이 많은 조직의 경우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더라도 부작용보다는 순기능을 더욱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일반직무가 대다수인 금융사에 이 같은 직급체계를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원 사장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원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과장·차장을 거쳐 상무·전무·부사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삼성전자의 '인사통'이다. 이 때문에 원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색깔 드러내기에 나섰다는 평가와 함께 삼성전자 DNA 이식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금융계열사의 맏형이자 지주사격인 삼성생명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연구소 등 일부 직군에서 단순화된 직급체계를 적용하는 삼성생명이 전직군으로 직급체계 변경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삼성화재가 김창수 현 삼성생명 사장 재임 시절 이 제도를 도입했고 원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인사의 큰 틀을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삼성생명 역시 곧 직급체계 변경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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