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용해야 하는 자가 도뇨 카테타가 선천성 환자들에게만 보험이 적용돼 70~80% 이상이 제품을 소독하며 재활용해 쓰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 때문에 위생적으로 취약한 제품을 사용하면 결국 요로감염이나 패혈증 같이 다른 쪽에서 감염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덴마크 의료기기 전문업체 콜로플라스트의 한국지사장인 배금미 대표는 30일 "도뇨 환자들을 위해 보험적용이 확대되면 국가 재정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며 척수손상으로 인한 후천적 환자까지도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체 환자들에게 보험을 적용해주면 2차 감염으로 발생하는 병에 대한 보험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난해 7월부터 선천성 방광 환자들에게 자가 도뇨 카테타의 보험이 적용됐다.
도뇨 카테타는 방광으로부터 소변을 비워주는데 사용하는 1회용 도뇨관이다. 올해 콜로플라스트는 즉시 사용 가능한 친수성 일회용 도뇨 카테타인 '스피디캐스'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기존의 도뇨 카테타처럼 윤활제를 별도로 적용하거나 소독액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그는 "1회용 제품을 재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GM을 시작으로 프랭클린 템플턴, DHL코리아, 존슨&존슨 등에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한 뒤 지난 3월 콜로플라스트 지사장으로 취임했다. 4월에는 World Wide Who's Who Register에 등재됐다. 특히 2010년에는 존슨&존슨 내 최고 영예의 상인 '제임스 E.버크 마케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리테일에서만 판매하고 있던 혈당관리 프로그램을 전국 종합병원에 설치한 것이 성공하면서 아시아ㆍ유럽ㆍ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배 대표는 이때 마케팅 전략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톡톡히 인정받았다. 그는 "기존에 있던 제품이었지만 서비스와 제품을 융합해 환자와 의사에 제공하면서 판매가 1년 후에 50~60%나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가 콜로플라스트를 택한 이유는 헬스케어가 미래 주요 산업이 될 거라 판단 때문이다. 콜로플라스트는 방광환자를 위한 카테타 외에도 장루(인공항문), 요루 관련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남에게 쉽게 알릴 수 없는 건강상의 고통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배 대표는 "메디컬 마케팅은 영업을 지원하는 역할에 불과했는데 창의성을 살려 병원과 일반 소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며 "컨슈머 마케팅과 메디컬 백그라운드에 여성의 장점인 윤리성과 정직성도 부각시키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오래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많아 자기계발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올해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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