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제조기업 60곳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지수 설문조사' 결과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7곳가량이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이거나 이보다 높게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90% 이상이 전년 수준 유지나 상향 계획을 밝히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성장 발판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6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직접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의 경우 1 ~10% 확대하겠다는 기업이 34.5%인 것을 비롯해 11~19% 확대(3.6%)와 20% 이상 확대(5.5%), 지난해와 같은 수준(29.1%) 등을 포함하면 72.7%의 기업이 투자 확대 또는 유지 의향을 나타냈다. 반면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27.3%로 10곳 가운데 3곳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1 ~10% 확대가 47.4%를 기록했고 11 ~ 19% 확대 1.8%, 20% 이상 확대 3.5% 등 늘리겠다는 비중이 52.7%로 과반수를 넘었다. 여기에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도 38.6%에 달해 10곳 중 9곳가량이 R&D 예산을 줄이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새해를 맞아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올해 기업경영 최대 리스크로 경제민주화로 대변되는 기업규제 강화(36.7%)를 꼽았다. 아울러 일련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는 76.3%가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이 많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기업가정신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보다 하락했다"며 "투자도 크게 늘리고 기업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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