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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글로벌 특허사냥 나선다] "방어보다는 공격" 인식 전환… 기술 수출·특허풀 확보 기대

벤처기술 투자 창투사 설립… 특허방어 펀드 조성도 추진<br>대기업 수요 큰 6개 기술분야… 지적재산권 풀 구축도 나서


해외 기업과 특허괴물의 공세에 앉아서 당하던 한국의 중견ㆍ중소기업이 거꾸로 해외 산업계를 무대로 특허 정벌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특허 대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산업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중견ㆍ중소기업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못지않게 특허권리 찾기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기술 보호는 물론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기술 수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직 걸음마 단계인 토종 지식재산관리회사, 즉 특허괴물이 특허 공격을 통해 사업 기반을 잡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을 대상으로 풍부한 특허풀을 확보하는 순기능도 기대된다.

◇중소업계, "특허 방어보다 공격" 인식전환=지금까지 국내 기업은 특허괴물의 주요 대상이 됐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전세계에서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외에 공세적으로 나서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인텔렉추얼벤처스(IV)와 인터디지털이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 국내 휴대폰 업체로부터 받은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 관련 로열티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견ㆍ중소기업으로 특허괴물의 공격이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기업의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2010년 186건에서 2011년 278건으로 급증했다.

실제로 바이오인식솔루션업체인 슈프리마는 미국 지문인식업체 크로스매치와 2년여에 걸친 특허권 분쟁을 하며 소송비용으로 48억원을 써야 했다. 서울반도체도 2006년부터 3년간 닛치아와 특허소송을 벌이며 2008년에만 323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자칫 국제특허 소송으로 경영상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지켜보던 중소업계에서는 특허를 방어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왔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울며 겨자 먹기로 특허괴물에 막대한 로열티를 안겨주는 사례를 보며 중소ㆍ중견기업도 뒤늦게 지적재산권(IP)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

아울러 지식재산전문회사인 인텔렉츄얼디스커버리(창의자본주식회사)가 3년째를 맞이하며 특허 활용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특허 정벌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지난해까지 정부 예산 333억원이 투입됐으며 삼성전자(100억원), LG그룹(80억원), 현대차(50억원), 포스코(50억원)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정벌 시동 걸렸다=창의자본주식회사는 올 들어 특허방어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납입자본금 50억원으로 스타트업과 벤처기술에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 '아이디벤처스'도 세웠다.

현재 700건가량의 특허를 확보했으며 내년까지 1,500건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허 커버리지 확대를 통한 IP 풀 사업을 본격화할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사장될 위기에 처한 우수 IP 100건의 전용실시권을 매입, 해외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강순곤 창의자본주식회사 부사장은 "최근 ETRI로부터 매입한 IP는 등록 이후 5년간 투자 대비 수배 이상의 라이선싱 수익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특허 보호막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의 경우 업계 공동으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회원제 형식으로 특허풀을 꾸리고 있다. 창의자본주식회사가 특허를 대규모로 확보하고 기업에 라이선싱을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국내 기업은 일정한 멤버십 비용을 부담하고 IP 풀 전체의 특허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다.

창의자본주식회사는 텔레매틱스ㆍ스마트그리드 등 5개 핵심기술 분야에 대해 중견ㆍ중소기업 전용 풀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 등 수출주도 대기업의 수요가 큰 6개 기술 분야의 IP 풀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총 12개 기업에서 약 500억원 규모의 풀 구축을 요청 받아 특허를 매입하고 있으며 5년간 70억원의 통상 실시료를 받고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강 부사장은 "휴대폰, 통신, 서비스 플랫폼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SK C&C,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참여해 130억원 규모의 특허풀을 마련할 것"이라며 "차세대전지 분야는 삼성전자ㆍLG전자ㆍSK이노베이션ㆍSKCㆍ포스코 등이 참여한 130억원 규모의 특허풀이 결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활용하면 국내 대기업도 해외 특허 분쟁 위험에서 한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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