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이 자유무역협정(FTA) 세부 상품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 측이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를 시장개방 제외 품목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차가 개방상품에서 제외되면 한국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받게 돼 앞으로 진행될 한ㆍ아세안 협상에서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ㆍ아세안 FTA 기본협정은 올 4월까지 관세 철폐대상 예외(시장 개방 제외)가 되는 40개 품목을 확정하는 등 세부 상품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돼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5일 “오는 2월부터 아세안 측과 세부 상품 협상이 진행된다”며 “이런 가운데 아세안 측에서 자동차를 관세철폐 대상 예외 품목으로 확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장개방 제외 품목은 기본 협정에 의거, 한국과 아세안이 각각 40개 품목을 임의로 정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들 품목을 돼지고기와 과일 등 전량 농수산물로 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세안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 점유 비율이 5% 수준에 불과해 FTA를 통해 국산 자동차 수출을 대폭 확대해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월부터 진행될 세부협상에서 아세안 측에 자동차를 개방품목으로 넣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나 이 과정에서 우리도 농수산물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측은 우리가 시장개방 예외 품목으로 정한 농수산물에 대해 일정 부분 개방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보다 앞서 아세안 국가와 FTA를 추진한 일본도 자동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 농수산물 시장을 열었다. 닭고기ㆍ돼지고기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자동차를 양허품목으로 인정받았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일본의 점유율은 70%로 이를 지키기 위해 농수산물 시장을 연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시장개방 제외 40개 품목 전체를 농수산물로 넣는다는 방침”이라며 “2월부터 진행될 세부 협상은 우리 입장에서는 자동차를 포기하느냐, 일정 부분 농수산물 시장을 개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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