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구제금융 사실상 마지막 카드'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4일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에 대해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고 주장했다. 현 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대외경제 여건 변화와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 원장은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했다“며 “원론적으로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한다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거의 최종 단계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원장은 미국의 경우 부실규모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구제금융책을 먼저 내놓아 문제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개 정부가 마지막에 구제금융 수단을 내놓으려면 부실규모가 드러나야 하는데 미국의 경우 여러 곳에서 부실이 터지니까 일단 정리, 파산하는 제도는 먼저 만들었으며 7,000억달러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하지만 투자은행ㆍ보험ㆍ금융 등에서 터져 나올 부실채권이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금융위기에 쏠림현상이 심한 이유는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을 소유하거나 경영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비율이 작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당분간 한국 경제의 하강국면에 대비하면서 생산성 제고에 힘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