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이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올해 1∼7월에 약 1조9,600억달러였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전체의 자금 조달액은 종전 최고치인 2014년의 3조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 증자를 포함해 주식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이 약 5,600억 달러로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회사채 발행은 약 1조4,000억 달러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 늘어난 8,400억 달러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케이블 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스가 7월 동종 업체인 타임 워너 케이블 인수를 위해 155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고 의약품 회사인 엘러건(옛 악타비스)은 주식 발행으로 41억 달러를 조달했다.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가 15년 4개월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일본에서도 대형 공모 증자가 잇따랐다. 소니는 7월에 공모 증자 등으로 약 4,200억엔을, 라쿠텐은 6월에 약 1,800억엔을 조달했다. 그리스의 채무 위기의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이 일시적으로 멈춘 유럽은 침체가 뚜렷하지만 신흥국에서는 기업들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활발하다.
이처럼 올해 들어 각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 유럽, 일본의 장기금리가 최근 떨어지고는 있지만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저금리와 주가 상승기에 서둘러 성장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현재처럼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자금 조달에 나선 기업들의 늘어나면서 투자자들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채권 시장에서 최고 등급 채권의 발행이 기록적인 속도로 늘어난 반면에 더블 B 등급 이하의 채권 발행은 18%나 줄었다고 덧붙였다. /정하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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