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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테이블의 경제학, 고급 요리도 서서 먹어요

공간 활용도 극대화한 대신 음식 가격 낮춰 고객 만족

오레노·재펍스·로코스 등 패스트 레스토랑 인기몰이

이태원 프렌치·이탈리안레스토랑 '오레노' /사진제공=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해밀턴호텔 뒷편 먹자골목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레노'. 절반이 넘는 테이블에 의자가 없다. 손님 대부분이 서서 스테이크를 썰고 포크로 파스타를 만다. 한 테이블당 손님이 머무는 시간은 15분 안팎. '먹는' 목적만 해결하면 바로 자리를 뜬다. 이곳을 찾은 직장인 신현경(31) 씨는 "서서 먹느라 다리가 아픈 수고로움은 있지만 가격이 이태원 내 다른 레스토랑 보다 훨씬 저렴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 자리는 빼고 가격을 낮춘 '패스트 레스토랑' 바람이 불고 있다. 서서 먹는 '스탠딩 테이블'을 도입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신 가격은 낮춰 '박리다매형' 수익을 내려는 업체와 식비 절감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맥도날드에서 수제버거를 내놓으며 패스트푸드의 슬로푸드화를 선언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6월 '서서 먹는' 프렌치·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표방한 일본 '오레노'의 라이선스를 따내 이태원에 첫선을 보였다. 좌석 절반 이상을 스탠딩 테이블로 채우고 스테이크·로브스터 등 고가의 서양식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특징. 메인 요리는 1만원 후반대, 피자·파스타는 9,000원대, 디저트는 4,000원대로 일반 레스토랑보다 최대 80% 저렴하지만 맛은 고급요리 전문점 못지 않다는 게 방문객들의 평이다. 3,000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2시간 동안 좌석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지만 스탠딩 테이블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건대 입구역에 위치한 일본음식 전문점 '재펍스'와 이태원 경리단길의 바비큐 전문점 '로코스'도 최근 좌석 테이블을 줄이고 스탠딩 테이블 수를 늘렸다. 4인 좌석 테이블 하나를 놓을 수 있는 자리에 스탠딩 테이블 2개를 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머무는 시간도 1시간에서 30분으로 준다는 장점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태원·건대 등 건물 임대료가 비싼 상권의 경우 공간을 최대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탠딩석이 회전율도 빠른데다 인원을 더 수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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