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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자친구, 야구에 미치다

● 영화 ‘날 미치게 하는 남자’


자, 당신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첫 만남에 당신은 사랑에 빠졌다. 화려한 전문직은 아니지만 자상함과 유머에 당신만을 생각하는 순정까지 갖춘 완벽남. 그런데 봄이 되니 뭔가 이상하다. 공원엔 꽃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야구장 잔디에도 새싹이 돋는 법. 그에겐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이 남자에게 야구는 평생의 연인이자 숭배하는 신이었던 것이다. 10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날 미치게 하는 남자’(원제 The Perfect Pitch)의 두 주인공이다. 야구를 소재로 하지만, 복잡한 야구 지식이나 스포츠물 특유의 인간승리 휴먼 드라마는 아니다. 연인끼리 볼 만한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서로 다른 남녀가 사랑하고 다투다 화해하는 정통 공식을 그대로 밟는다. 고등학교 수학선생 벤은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 정확히 말하면 보스턴 레드삭스를 ‘경배한다’. 그의 집은 펜웨이파크(레드삭스 홈구장)의 기념품 가게를 연상시킬 정도로 레드삭스 마크로 도배가 돼 있다. 돌아가신 삼촌에게 물려받은 평생입장권은 보물 1호. 23년을 레드삭스에 미친 이 남자, 시즌 개막 전 전지훈련장까지 쫓아다닌다. 애인 가족을 만나는 일보다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를 보는 게 우선이고 그녀와 파리로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가 더 중요하다. 한국 여자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와는 비교가 안 된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로맨틱 코미디야말로 “저거, 내 얘기야”라는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게 최우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남자와 이를 이해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는 전형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다. 야구만큼 자기를 사랑해주길 원하는 여자의 마음은 실상 연인들의 끝없는 ‘감정 밀고 당기기’의 병치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닉 혼비의 ‘피버 피치’가 원작. 영국 작가답게 원작은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 미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할리우드로 건너가면서 원작은 야구로 변신하며 달콤한 사랑 이야기까지 버무렸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 하나. 86년만에 ‘밤비노의 저주’가 풀린 지난해 월드시리즈가 영화의 클라이막스다. ‘당연한’ 허구인 로맨스에 ‘영화보다 더 극적인’ 레드삭스의 실제 우승장면이 절묘하게 결합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패럴리 형제 감독. ‘E.T.’의 소녀에서 ‘로맨스의 여왕’으로 등극한 드류 베리모어의 물오른 연기력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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