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부지런함. 이 두 가지가 매년 이맘때 뽑히는 보험사들의 보험왕이 전하는 영업 비결이요, 철학이다. 7년째 보험왕 자리를 놓치지 않아온 예영숙 삼성생명 대구지점 설계사는 “열정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며 “고객도 설계사의 열정을 느낄 때 관심을 갖는다”고 비법을 털어놓았다. 예씨는 대구 보험업계에서 스타급 여왕으로 군림하며 고객들이 알아서 찾을 정도다. 예씨의 지난해 수입 보험료는 224억원. 올해 연도대상 수상자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발품’이다. 부지런한 설계사치고 실적 나쁜 경우가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상식이다. 신동아화재의 올해 판매왕인 김명희씨의 근무시간은 아침7시부터 11시까지 16시간이다. 김씨는 발품을 팔아 올해 2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동부생명 보험왕인 권영수 설계사는 “지난 95년 입사 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전선에 나섰다”며 “1,000명의 고객 이름을 외우고 또 외운다”고 귀띔했다. 대한생명 보험왕에 뽑힌 유현숙 용산영업소 팀장은 올빼미족이다. 매일 새벽1시에 동대문시장으로 출근해 상인들의 벗을 자청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보험뿐 아니라 저축과 주식ㆍ부동산 등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면서 부수적으로 올린 보험판매액이 55억원. 현대해상 보험왕 김휘태씨는 ‘튀어야 산다’는 주의. 한때 사업을 하다 집과 퇴직금을 모두 날린 후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보험설계사로 나선 김씨는 나비넥타이, 노란 머리를 트레이드마크로 고객에게 이모ㆍ형님이라고 부르며 지난해 3,000명의 신규 고객을 만들어냈다. 생보 12만여명, 손보 7만여명 등 모두 20만명의 설계사가 연간 70조원에 가까운 보험상품을 판매, 전체 보험사 실적의 절반 이상을 해내고 있다. 보험회사는 설계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해마다 성대한 연도대상식을 열어 최우수 영업사원에게 푸짐한 상을 주고 있다. 보험왕들은 판매한 보험료(수입보험료)의 5~10%를 소득으로 받는다. 그들은 말 그대로 억대연봉자이며 회사에서 임원급 대우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전용 차량이나 비서 등 웬만한 대기업 임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 보험왕들의 마음씀씀이도 넉넉하다. 사회봉사활동에서도 큰손이다. 삼성생명 연도대상 수상자 김혜영씨는 3년 동안 자신이 받은 상금 전액을 불우 청소년 돕기에 기부했다. 13년째 상을 탄 미래에셋생명의 이명희씨는 소득의 50% 가까이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해 기부금액이 총 5억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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