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미래에셋이 사모펀드(PEF)를 통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대 골프용품업체 타이틀리스트 인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흥분에 들뜨면서도 한 켠에서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미래에셋이 아시아 골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타이틀리스트를 품에 넣는 데 성공했지만 토종 자본으로 구성된 사모펀드가 콧대 높은 글로벌 업체를 이끌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주도가 된 인수ㆍ합병(M&A)이 아니라 전례 없이 PEF가 인수 주체였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틀리스트의 모회사인 어쿠쉬네트가 미래에셋에 인수된 이후 처음 발표한 실적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세기의 (M&A란 평가대로 미래에셋의 투자 전략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미래에셋은 8일 타이틀리스트 등 자회사의 매출 호조로 지난해 어쿠쉬네트의 영업이익이 1억700만달러로 전년보다 60% 늘었고 매출액은 14% 증가한 13억3,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어쿠쉬네트가 눈부신 실적을 기록한 것은 아시아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골프클럽 매출이 30% 넘게 증가한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매출증가율이 26.1%로 가장 컸으며, 유럽 16.3%, 미국 8.3% 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은 아시아 골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전략적 투자를 통해 성과를 냈다는 점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인수 이후 어쿠쉬네트가 아시아에 특화된 골프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아시아 골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수를 추진했던 것이 진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머징마켓 투자전문 자산운용사로서 글로벌 브랜드를 이머징 마켓 투자로 이끈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큐시네트는 내년 2013년부터 아시안스펙골프클럽 론칭을 통해 추후 장기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정헌 미래에셋 PEF 부문 대표는 “미래에셋PEF가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이후 인위적 인력감소 없이도 놀라운 성과를 올린 점을 감안하면 인수 후 합병과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글로벌 넘버원브랜드를 바탕으로 이머징시장 공략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고 밝혔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