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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변해라] <5-끝> 변하지 않으면 그 끝은…

정치색 벗어던지고 勞使 공멸 막아라<br>경영과 무관한 정치파업 연례행사처럼 되풀이<br>기업 경쟁력은 물론 경제 기반까지 갉아먹어<br>"파괴적 쟁의 계속되면 노조 설자리 잃을 수도"


[노조도 변해라] 변하지 않으면 그 끝은… 정치색 벗어던지고 勞使 공멸 막아라경영과 무관한 정치파업 연례행사처럼 되풀이기업 경쟁력은 물론 경제 기반까지 갉아먹어"파괴적 쟁의 계속되면 노조 설자리 잃을 수도" ‘2008년 1월까지 29개 공장 중 21개 공장이 문을 닫는다. 근로자 세명중 한명은 직장을 떠나야 한다. 남은 직원들 임금은 절반 미만으로 삭감된다.’ 세계적인 자동차부품사인 델파이의 현 주소다.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제도를 유지한 대가다.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내 자동차 생산감소라는 안팎의 위기를 맞은 델파이 경영진은 “시간당 임금을 10~12달러로 낮추고 의료보험과 휴가일도 줄여 달라”고 미국자동차노조(UAW)에게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 와중에 해외 투자 시기도 놓쳐버렸다. 델파이는 결국 지난해 10월 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의 일종)를 신청했다. M&A시장의 매물로 전락한 델파이는 요즘 팔려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망해야 정신 차리나”=지난 11월15일 울산 태화강에서는 국내 대표기업중 하나인 현대자동차 노조원 2,000여명이 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였다. 이유는 한·미FTA를 반대한다는 것. 자동차산업 특성상 한미 FTA가 타결되면 회사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 수 있는 호재인데도 종업원들은 이를 반대한다고 작업을 거부한 것이다. 이날을 포함해 현대차 노조가 올해 벌인 파업은 총 11번이다. 이를 지켜본 다른 기업의 한 근로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회사가 망해야 정신을 차릴 겁니다.” 현대차는 파업 때문에 올들어서만 1조5,907억원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울산ㆍ전주ㆍ아산공장에서 모두 11만5,124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했다. 현대차의 자동차 수출비중은 2000년이후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환율하락과 세계 자동차시장 침체와 같은 어려운 대외 여건을 노사가 합심해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파업을 벌인 탓이다. 반면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차는 당초 올해 수출목표인 3만대를 1개월 앞당겨 달성했다. 강성 노동운동이 기업경쟁력은 물론 한국 경제의 기반을 갉아 먹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4%대에다 청년실업이 만연하고 투자가 위축돼 성장잠재력마저 훼손되고 있는 지금처럼 이런 지적이 가슴에 와닿는 때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성 노동운동 때문에 대외 신인도 추락은 물론 원가 경쟁력이 악화되고 기업의 의사결정이 경직돼 신규투자나 해외공장 증설이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결국 신규투자나 해외자본 유입이 안되면 기업도 힘들어지고 일자리 창출도 안돼 경제 전반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색채 벗어던져라=전문가들은 한국의 노동운동이 정치적 색채를 벗어나야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운동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복리후생도 좋아지고 일자리도 생긴다”며 “기업과 무관한 정치적 목적의 파업을 하며 기업과 경제의 경쟁력을 저하시켜서는 모두 공멸한다”고 지적했다. KT는 노조가 정치적 색채를 배제했을 때 기업경쟁력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90년대 노동운동의 중심에 섰던 KT노조는 2003년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했다.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2년까지의 투쟁노선을 종식하고 먼저 구조조정을 제안한 것. 회사는 적극적인 경영설명회를 열어 노사간 정보공유를 보장했고 결국 ‘투명경영-> 생산성 향상 -> 성과배분’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과거 ‘성과배분-> 갈등양산 -> 생산성 저하’ 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 던진 대변신이었다. 박성준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박사)은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이제부터라도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파괴적으로 나간다면 포항 건설노조 파업사태에서 보듯 시민들은 등을 돌리고 민주노총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相生해법 찾은 GS칼텍스 "새 교섭관행 만들자"노사 합심 정치 총파업 그림자도 사라져 이곳은 요즘 제2고도화설비를 짓는 대규모 공장건설에 여념이 없다. 1조3,000억원을 들여 내년말까지 HOU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4조3교대로 24시간 조금도 쉴틈없이 돌아가는 공장 어디에도 요즘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정치 총파업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공장 관계자는 “2004년 파업사태에서 노사상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훈을 얻었다”며 “이미 자발적으로 상급단체를 탈퇴한지 오래”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올해 임금조정 결정을 회사측에 일괄 위임했다. 노사 대표는 영취산 정상에 올라 노사상생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교섭관행을 만들자”고 서로 손을 맞잡았다. 노와 사가 한마음으로 뭉쳐졌을 때의 ‘상생 에너지’를 기업경쟁력과 생존기반 확대로 발전시켜가는 모습이다. 지난 11월14일에는 또 다른 훈훈한 모습이 펼쳐졌다. LG전자 노조는 이날 경영진과 함께 실업계 고등학생 300명에게 100만원씩 총 3억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이를 지켜본 산업계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습”이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귀족노조로 불리는 대기업 노조가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할 때 시민과 여론은 결코 노동운동의 편에 서지 않는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상징했던 장면이다. 입력시간 : 2006/12/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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