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클래스를 향하여] 현대백화점그룹 유통·방송 양 날개로 본격 신사업농협유통과 전략적 제휴 할인점 시장 공략케이블방송 잇단 인수로 가입자 100만 돌파올 영업이익 4,000억원 넘어 사상최대 예상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관련기사 사회공헌활동도 활발 현대백화점그룹이 몇 년간의 숨고르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동안 백화점 사업으로 기반을 다져왔다면 올들어서는 할인점 등 신규 유통업 진출, 케이블TV 유선방송사업자(SO) 투자 등 유통업과 통신업을 양대축으로 삼아 적극적인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독하리만치’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투자를 재개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늘어났으며 주가도 올초 대비 한해동안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우선 유통사업의 경우 오는 2007년까지 청주백화점을 개점하는데 이어 2010년까지 아산 신도시에 백화점 개점 및 농협유통과 손잡고 ‘하나로 현대클럽’(가칭)이라는 할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는 충분히 입지를 굳혔다고 판단, 충청권에서 유통업 맹주를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 5월 발표된 농협 유통과의 제휴는 현대백화점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롯데쇼핑, 신세계와 함께 유통업 빅3로 불렸던 현대백화점은 신세계가 이마트, 롯데쇼핑이 롯데마트 등 할인점 사업 진출로 급속하게 몸집을 불려가는데 비해 할인점 사업 진출 시기를 놓치면서 유통업 2강 1약 구도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 그러나 농협유통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농협 하나로클럽의 강점인 식품, 현대백화점의 강점인 의류를 결합시켜 할인점 모델의 틈새를 뚫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할인점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마당에 할인점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할인점 사업을 통해 기존 백화점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며 현대푸드시스템이 농협으로부터 각종 식자재를 납품받는 방식의 제휴 등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로 현대 클럽은 내년초 1호점을 선보일 계획인 가운데 현재 물류센터로 쓰던 곤지암, 수지 등의 수도권 부지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할인점 사업뿐 아니라 유통 신업태도 꾸준히 검토중이다. 현대백화점측은 “외국 기업 등과 제휴나 합작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당한 사업이라고 생각될 경우 언제라도 신업태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복합쇼핑몰, 아웃렛, 전문 할인점(카테고리 킬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의 또다른 신성장 사업으로 급부상한 것이 통신 사업이다. 현대홈쇼핑 출범을 계기로 이미 지난 2002년 이후 서초, 동작, 금호, 부산 케이블방송 등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현대백화점의 SO사업은 올들어 지난 3월 관악유선방송, 9월 충북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인 CCS 및 충북방송 인수를 통해 ‘10개 SO 운영업체 보유, 가입자 100만명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대외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내부 직원 만족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3년여간에 걸쳐 4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하고 올들어 울산 아웃렛 메이, 반포 아웃렛 등을 잇달아 폐점시키는 등 다소 침체돼 있던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은 최근 당기순이익의 10%를 임직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또 가을부터는 매년 200명의 직원들을 해외로 연수 보내는 프로그램을 도입, 앞으로 매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여름부터 본사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캐주얼 차림으로 바꿨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정지선 부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정몽근 회장의 장남인 정부회장은 지난 2003년초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꾸준히 구조조정 작업을 해왔으며 취임 3년차를 맞은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재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회장은 직원들과 ’넥타이 풀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프리 토킹하자’는 자세인 것으로 사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차림새가 캐주얼하면 사고도 캐주얼해지고 결국 보다 창의적인 생각이 많아져 마케팅도 남다를수 있다는게 정 부회장의 지론. 그룹 관계자들은 “정부회장은 다른 사람들(임원)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입은 모은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업에 쉽게 손대는 다른 2세 경영자들과 달리 오히려 보수적이라고 할 정도로 신중한 성격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이 연착륙하고 신규 투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이 정리하고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정리가 끝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시기”라며 “앞으로 기존 오프라인인 백화점, 신업태, 오프라인 사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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