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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사령탑 후보, 9인3색(九人三色)

위기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구해야 할 차기감독 후보가 2일 기술위원회에서 가려진다. 현재 보비 롭슨, 베르티 포크츠, 필리프 트루시에 등이 직.간접적으로 한국 감독직에 관심을 드러냈고, 일각에선 감독 내정설, 사전 접촉설 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날 기술위원회에서 후보군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몇 명의 후보들을 추릴 지도 미지수다. 후보 선정 기준에 대해서도 아직 공식적인 언급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 사임 이후 차기 감독을 선임할 때 적용한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시 기술위원회는 최근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이나 대륙.클럽선수권에서의 우승 경험 등을 1차 자격 조건으로 삼은 뒤 그 중에서 선수 장악력과 경력,세계 축구 흐름에 대한 지식과 정보수집력, 영어 구사 능력 등을 평가해 후보군을압축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두 명의 사령탑을 바꾸는 비싼 대가를 치른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에서 후보군이 결정되고 협상 가이드라인이 세워지면 비공개로 신속하게 영입 작업을 진행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차기 감독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몇몇 지도자들을 유형별로 살펴본다. ◇몸값 비싼 세계적 명장들 보비 롭슨(72), 베르티 포크츠(59), 루디 푀일러(45), 마르셀로 비엘사(50) 등을 들 수 있다. 영국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수여받은 롭슨 감독은 지난 1982-90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86년(8강), 90년(4강) 두차례 월드컵 무대에도 섰고 FC바르셀로나,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유럽 명문 클럽을 지도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월드컵 개최국 출신이라는 이점까지 안고 있는 포크츠 감독은 94년, 98년 독일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나섰고, 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96)에서는 우승을안겼으며 푀일러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독일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주도 면밀함 때문에 '사이코'라는 별명이 붙은 비엘사 감독은 98년 12월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002년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이들 세계적 수준의 지도자들을 영입하려면 거액의 몸값이 필요하다는 걸림돌이있다. 물론 푀일러의 경우 올 초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의 기술고문으로 연봉 50만유로에 계약했고, 월드컵 본선 진출팀의 감독이라는 매력도 협상에 유리하게작용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려면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은 지불해야 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비주류지만 카리스마 갖춘 실력파들 마이클 매카시(46), 필리프 트루시에(50), 브뤼노 메추(51) 등을 꼽을 수 있다. 매카시 전 아일랜드대표팀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아일랜드를 16강으로이끈 인물. 당시 팀의 주축 멤버였던 로이 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불화를 일으키자 바로 귀국시켜 버리는 등 대쪽같은 성격으로 유명하다. 96년 30대에 아일랜드 축구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경험 부족으로 유로96, 98년 프랑스월드컵, 유로2000에서 성적을 내지 못해 낙마 위기에 몰리기도 했었다. 한국 감독직에 관심을 드러낸 트루시에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선수로선 별 볼일 없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팀을 정상급으로 이끌어온 실력파 지도자다. 98년 축구변방 부르키나 파소를 아프리카네이션스컵 4강에 올려 놓은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켜 '하얀 마법사'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일본의 사상 첫 16강 진입을 일궈냈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매번 거론돼 온 프랑스 출신의 메추 전 세네갈 대표팀 감독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초년병 세네갈을 일약 8강에 올려놓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월드컵 이후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의 지휘봉을 잡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리는 등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다만 이들의 경우 세계축구의 주류와는 거리가 있어 당장의 성적은 물론 장기적인 비전 제시까지도 필요한 한국 축구 감독으로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도있다. ◇무게감 떨어지지만 지한파(知韓派) 핌 베어벡(48)과 K리그의 외국인 감독 이안 포터필드(59) 등이다. 명성 등은 떨어지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단시간에 팀의 재정비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조명을 받고 있다. 베어벡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사단'의 수석코치로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3시즌 째 K리그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고 있는 포터필드 감독은 지난해 FA컵에 이어 올 전기리그에서 거푸 우승을 이끌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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