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고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정보기술(IT)주에 투자하는 IT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IT펀드의 수익률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 상승만을 고려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환헤지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점검한 후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5일 자산운용업계 등에 따르면 환율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올해 IT펀드의 수익률은 예상 외로 지지부진하다. 국내에 출시된 주요 IT펀드 중에서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유형평균 수익률(25일 기준 -21.21%) 이상의 성적을 거둔 펀드는 ‘미래에셋맵스IT섹터주식1 CLASS-A(-14.3%)’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날 원ㆍ달러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LG전자는 오히려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환율과 비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된다고 IT기업들의 실적 호전과 직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환율 상승만 놓고 IT펀드에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펀드의 환헤지 여부를 체크하는 건 고환율 장기화 시대에 꼭 따져 봐야 할 사항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환헤지가 달러 강세장에선 오히려 환차익을 보지 못하는 ‘손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해외펀드들이 환헤지를 자신이 직접 선택할 수 없게 돼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많은 해외펀드가 환율 약세가 지속되던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설정돼 전체 해외펀드의 80% 정도가 환헤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된 ‘JP모간천연자원주식종류형자1A’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주식자1’ 등의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당신을위한N재판주식종류형자’ ‘푸르덴셜유로주식자’ 등은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펀드 판매창구에선 환헤지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투자자들 역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환율은 해외펀드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인 만큼 향후 해당 국가ㆍ섹터의 증시 향방과 더불어 꼭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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