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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가계 부채
입력2002-09-26 00:00:00
수정
2002.09.26 00:00:00
은행의 기계대출 억제와 신용카드 대출 규제등에도 불구하고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4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2분기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가계가 금융기관에 지고 있는 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가구당 평균 2720만원으로 금년들어 16.2%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금년 연말 가구당 평균 부채는 3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에 대한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아파트 구입 자금 대출급증, 자동차 할부금융 증가 등이 주 요인으로 지적된다. 저금리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는등 실물가격이 불안해지자 너도 나도 저금리로 돈을 빌려 부동산과 자동차구입 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왕성한 소비심리가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동안 경기회복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소비 증가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문제는 소비지출의 대상과 행태에 있다. 무엇보다도 은행돈을 빌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부동산 투기바람으로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고 , 이러한 거품이 꺼질 경우 부채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이후 부동산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이면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미 개인 워크아웃제가 도입되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앞으로 가계 대출 부실에 다른 금융기관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규모에 비해 가계 대출의 비중이 미국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가계가 가진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의 2.3배 수준인 점등을 들어 가계 부채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금융문제는 항상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와 이에 따른 현금흐름의 문제라는 점에서 반드시 총량지표만을 놓고 판단할 수는 없다.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가계 부채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기억제를 비롯한 부동산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가격상승을 기대한 아파트구입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금리인상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기업의 금융 비용부담 증대와 이에 따른 경기위축, 증권시장 침체등 득과 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금리를 다소 올리더라도 부동산 투기이익이 기대되는 한 부동산구입을 위한 대출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도 부동산을 담보로 한 경쟁적인 가계대출을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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