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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수회담] 시국해법 인식차 못좁혀

[청와대 영수회담] 시국해법 인식차 못좁혀 여야간 첨예한 대립속에 4일 개최된 영수회담은 경제회생을 위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바라는 국민여론을 여야영수가 깊이 인식한 자리였다고 볼수있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모두 최근 경제난에 대한 민심의 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임을 감안, 경제난 극복 등을 위한 일정한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실제 김 대통령과 이 총재 모두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만무하고,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경제난 극복을 위한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의원 이적' 파문 등 최근 국정상황에 대한 여야인식은 서로 좁히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회담에서 이 총재는 의원이적 문제와 관련, 최근의 개헌논의까지 포함해 여권의 정계개편 의도를 집중 추궁하고 이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으려 했다. 반면 김 대통령은 정계개편의 의도가 아니라 국정을 책임있게 이끌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점을 적극 설득하려했다. 사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이 사과하고 더이상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야당의원 빼내기 등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경우 경제회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의원 이적과 'DJP 공조'의 불가피성, '21세기형 강한 정부론'을 역설하고 있고, 현 위기상황과 관련해 야당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보여 시국에 대한 인식차가 워낙 큰 것임을 보여줬다. 여기에 영수회담 하루전에 터져나온 '구 여권에 대한 안기부 선거자금 지원' 의혹이 여야영수간 정치적 갈등을 절충하는데 장애물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에서 이 총재는 총선자금건과 관련, 김영삼 전 정부 뿐만 아니라 당시 선대위의장이었던 자신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비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여 두 영수간의 인식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영수회담은 여야가 서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뤄진 만큼 정초부터 심화되고 있는 정국경색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경제가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우려할만큼 악화되고 있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심화돼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회담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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