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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테마파크'로 변신중

인천서 광양까지 여의도 728배 개발 무대로<br>조성비용 50兆~60兆… 한집 건너 휴양·레저시설<br>中경제 거품붕괴땐 '손님없는 위락단지' 전락 우려

◇ 'L벨트'의 꿈과 현실 『 국토 균형발전과 경기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회심의 카드로 꺼낸 서남해의 'L자형'개발계획. 21세기 '동북아 관광 허브'라는 원대한 꿈을 품고 태동한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참여정부는 과연 국토개발의 신(新)주역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실체 없는 신기루를 쫓는 돈키호테에 머물 것인가. 국민에게는 단지 '행담도 사태'로 각인돼 있을 뿐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이 대형 프로젝트에 함축된 진정한 의미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L벨트의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하에 개발계획의 실체와 시대적 의미, 그리고 그것이 가진 허상(虛像)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 지난 1월13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은 “관광ㆍ레저산업을 발전시켜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비가 살아난다”며 “연내 서남해안 등에 대규모 관광레저단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인천을 시작으로 서남해안 관광ㆍ레저단지에 이르기까지 ‘L자형 벨트’의 청사진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서해대교 중간에 있는 행담도. 그곳을 찾아가보면 정부가 왜 ‘L벨트’의 파일럿프로젝트(선도사업) 시행지로 이곳을 선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넓은 갯벌, 아늑하고 평온해 보이는 수평선은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다. 뿐만 아니다. 인천에서 광양에 이르는 서남해는 2,000여개의 섬을 품에 안은 자연의 보고이지만 서해안도로 개통 전까지는 개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2005년 5월, 풍경은 달라졌다. 천혜의 보고였던 서남해안은 정부ㆍ지자체의 온갖 개발정책으로 투기꾼과 불도저가 장악해나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시화지구 개발, S프로젝트, 새만금사업 등 개발이 진행ㆍ예정된 면적만도 6억3,400만여평. 여의도(87만평)의 728배에 이르는 규모다. 투기행렬은 섬에까지 밀어닥쳤다. L벨트 구축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게 돼 있다. S프로젝트(무안~영암~해남 일대 4억평의 복합 관광레저단지 조성사업) 내의 J프로젝트(해남ㆍ영암 일대 레저복합도시 건설)라는 단일사업에만도 36조원이 소요된다. 행담도(4,000억여원), 새만금(1조3,000억여원), 군산국제해양관광단지(1조7,000억원), S프로젝트 등을 포함하면 50조~60조원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흥미롭게도 한결같이 관광ㆍ레저단지를 지향한다. 인천자유구역에 디즈니랜드 형태의 테마파크가 들어서고 행담도와 새만금 주변도 관광ㆍ레저단지로 개발된다. S프로젝트의 핵심도 레저단지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선임 연구위원은 “서남해안 일대 기존 관광단지까지 포함하면 한집 건너 하나씩 휴양ㆍ레저시설이 들어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거대한 역사(役事) 뒤에는 중국 신흥부자들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중국경제는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 만국박람회를 거치면서 거품이 꺼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우리의 서남해안 관광지가 자칫 손님 없는 위락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원대한 개발계획에 걸맞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살아 있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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