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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의남자' 김인주, 선물사령탑으로컴백

■ 삼성, 사상최대 승진 인사<br>순환출자 해결 역할 후 3년여만에 다시 중용돼<br>지배구조 개선 작업 지휘… 금융 계열사 강화 포석도


'李의 남자(이건희 삼성 회장의 최측근)'로 불리던 김인주(53ㆍ사진) 삼성카드 고문이 삼성선물 사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김 신임 사장이 경영권 승계와 더불어 삼성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데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의 금융 계열사 강화 차원에서 김 사장을 삼성선물의 지휘탑에 앉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역할이 무엇이든 젊고 유능한 김 사장의 경영복귀는 시간문제였을 뿐이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김 사장은 전략기획실 사장으로 삼성의 3인자 위치에 있다가 외부의 충격, 즉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사태로 갑자기 물러나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최고경영자(CEO) 이후 김 사장이 더 큰 계열사를 맡아 포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은 김 사장의 삼성선물 대표이사 발령을 함께 냈다. 삼성은 이미 7일 17명의 사장단 인사를 한 뒤끝이라 김 사장 인사는 유독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날인 12일 김 사장이 고문으로 있던 삼성카드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김 사장이 삼성에버랜드 지분매각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자마자 이건희 회장이 바로 삼성선물의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버렸다. 이에 비춰 김 사장은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정리 등 지배구조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김 사장이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그룹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을 포함해 이 사장이 전자ㆍ금융, 이부진 호텔신라ㆍ에버랜드 사장이 호텔 등 서비스, 이서현 제일기획ㆍ제일모직 부사장이 화학 등을 맡는 계열분리 작업을 진두지휘할 공산이 크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는 그러나 김 사장이 다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미 김순택 부회장-장충기 사장 진용이 꾸려져 있는데다 흘러간 강물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의 곳간지기'로 통했던 김 사장은 삼성의 2인자였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처럼 제일모직 경리과 출신이다. 1980년 제일모직에 들어가 1997년 삼성 회장비서실 재무팀 이사가 된 뒤 줄곧 그룹의 자금관리를 총괄해왔다. 김 사장의 그룹 재무팀은 외환위기 시절 그룹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CJ와 신세계ㆍ한솔의 계열분리를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은 이 회장과 이 고문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1998년 상무, 1999년 전무, 2001년 부사장, 2004년 사장 등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러던 그를 낙마시킨 사건이 바로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삼성 비자금 폭로였다. 삼성은 김 사장에게 수요 사장단 회의 참석 등 각별한 예우를 할 방침이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사장이 원래 재무통이고 삼성 금융 계열사의 화두가 경쟁력 강화이고 해서 삼성선물 사장으로 낙점된 것"이라며 "기존에는 삼성선물 사장이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김 사장은 참석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선물은 1992년 설립된 선물투자 관련 회사로 자산 9,591억원(자본금 250억원) 규모의 삼성 금융 계열사다. 이번 인사로 올 1월 삼성증권 부사장에서 삼성선물 사장으로 승진했던 반용음(54) 사장은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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