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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플러스/기고] 중국시장 흔들리는데… 대응 어떻게

체질개선 과정… 장기투자 기회로 삼아야

금융 불확실·성장 둔화 불구 中정부 "경착륙 용인 안해"

구조조정 수년간 진행 예상 헬스케어·소비재주 등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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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2000년대 중반 신흥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던 중국이 최근에는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자산관리상품(WMP)로 촉발된 그림자금융에 이어 최근 태양광 업체의 연이은 부도와 채권 거래정지로 중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2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수출에 이어 고정투자와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도 예상외의 둔화세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그림자금융과 회사채시장 등은 정보 부족과 함께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다. 익숙하지 않은 배경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을 느낀다. 그림자금융이란 은행권 밖에서 은행과 유사한 신용중개기능을 제공하면서 은행과 같은 엄격한 감독과 규제를 받지 않는 신용공여를 의미한다. 즉 은행인수어음이나 위탁대출, 신탁상품과 같은 은행의 부외활동(Off Balance)을 통한 신용창출이 이에 해당한다.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추정기관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WMP와 신탁상품을 지칭하는데, 약 20조1,000억위안으로 GDP 대비 36.2% 수준이다. 작년 말 중국 국무원이 정의한대로 모든 사금융 시장을 포함할 경우 그림자금융은 총 46조7,000억위안으로 GDP 대비 84.3%의 규모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추정한 전세계 평균 110%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중 중국금융시스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은행과 관련이 있는 신탁상품과 WMP이다. WMP는 우리나라의 실적배당형 상품과 유사한 자산관리상품으로 신탁회사가 대출이나 어음매입 등의 형태로 은행의 대출자산을 WMP로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신탁회사에 이전된 신용공여를 말한다. 소액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만기는 대부분 1년 미만(3개월 이하가 64%, 1년 미만이 90% 이상)이다. 운용자산의 60% 정도를 위험이 낮은 채권이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다. 반면 신탁상품은 평균 만기가 2~3년으로 WMP보다 길고, 주로 고위험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한다. 문제는 중소형은행들의 경우 WMP와 신탁상품 판매로 조달한 단기성 자금으로 투자 회수기간이 긴 고수익 장기 부동산이나 지방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한편 전체 신탁상품의 약 33%가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2011년 이후 크게 증가한 광업부문 대출이 석탄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문제가 된 1월 중성신탁(공상은행 판매ㆍ30억위안)이나 2월 길림신탁(건설은행 판매ㆍ9억7,000만위안)은 모두 신탁회사가 설정하고 은행의 고객을 수익자로 하는 신탁상품들로 주로 석탄회사들의 구조조정 이슈와 관계가 있다. 석탄회사에 투자된, 2015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신탁상품은 총 27개, 195억5,000만위안 규모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대출채권의 부실이 은행의 부실로 연결될 위험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은 아직 고성장에 기반한 신용확장 싸이클이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극단적 상황을 배제한다면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담보된다고 볼 수 있다. 주요은행들의 경영지표는 안정적이며 부실채권 증가에 대한 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림자금융을 감안해도 예대비율은 확장적이지 않으며 재정이 악화된 일부 지방정부도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와 은행을 통해 중앙정부가 우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구조개혁과 고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실의 해소과정을 감안하면 당분간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연간 GDP성장률 7%를 밑도는 가파른 경착륙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시진핑 정부가 중국 경제구조의 개혁을 강조하더라도 사회안정, 잠재성장의 훼손 등을 이유로 경착륙까지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연착륙에 무게를 싣는다.



당분간 중국은 신흥국이 겪기 마련인 중진국 함정에서 순조롭게 빠져 나오기 위해 개혁정책의 큰 골격은 유지할 전망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그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아무리 개혁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경기침체를 동반한다면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성장과 개혁의 균형을 도모하는 정책수위의 조절이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가 점차 제어될 전망이다.

중국이 변하고 있다. 전통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수출에서 소비로, 동부에서 중서부지역으로 성장동력이 이동하는 중이다. 축이 바뀌는 과정에서 중성장은 자연스럽다. 상해증시는 부진하지만 헬스케어와 내구소비재, 전기전자(IT)의 성과는 양호하다. 구조조정은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다. 경기와 구조조정 속도에 따라 적극적 재정과 안정적 통화정책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화가 중국경제의 체질이 건강해지는 과정이라면 주가조정은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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