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회사들의 기술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기술 도입이나 이전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업체들이 불황기를 맞아 비용 부담이 크고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술 개발’보다는 ‘기술 도입’을 선호하는데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이전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술거래는 긍정적이지만 수익성 연결 여부를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기술 도입’ 사실을 공시한 업체는 총 9개다. 전년 동기(3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우선 기술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업체가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부광약품은 미국의 LSK바이오파트너스에서 항암제 YN968D1에 대한 특허 및 기술 라이선스를 도입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부광약품이 얻게 된 것은 한국ㆍ일본 및 유럽연합(EU)에 대한 판매 및 개발권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도입한 기술과 비슷한 제품 개발에 나서기에는 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노리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의 에이디칩스도 지난해 12월2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900MHz RFID/USN용 센서노드 칩셋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다. 향후 도입 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국내외 판매될 경우 기술의 일정 부분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지급하게 된다. 에이디칩스의 한 관계자는 “이전 받은 칩셋에 에이디칩스의 독자 제품이 내장된다”며 “진행하고 있는 국책 사업상 꼭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티모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2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탄소나노튜브 상대전극을 이용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고 아가방앤컴퍼니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아토피 치료용 패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자원메디칼ㆍ상보 등도 각각 중국 거래 업체와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신기술을 도입했다. 보유한 핵심 기술을 이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아이엠은 9일 중국 관계사에 생산 및 관리기술을 넘겨주고 이전된 기술과 관련된 매출액의 5%씩을 분기마다 받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알앤엘바이오도 지난해 10월 다국적 기업 쿠알릭스 인터내셔널에 줄기세포 분리, 배양기술 등에 관련된 기술을 이전하고 계약금 7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거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수익성 전망에 대해서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술 도입이나 이전 모두 의도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시도들은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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