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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윈저)와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의 아성이 깨지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위스키를 찾는 이들이 줄어든데다 주류업계 전반에 '저도주'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유행하는 탓이다. 반면 3~5위 업체는 신제품을 선보이며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와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디아지오는 72만293상자를 출고, 2012년(80만750상자)년에 비해 10.0% 뒷걸음질쳤다. 2012년 75만920상자를 내보내며 디아지오의 턱 밑까지 추격했던 페르노리카는 지난해보다 22.8% 줄어든 57만9,353상자 출고에 그쳤다.
반면 두 업체에 비해 열세였던 롯데주류와 골든블루, 하이트진로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롯데주류는 재작년 32만7,549상자에서 작년 27만3,515상자로 마이너스 성장이었지만 그 폭을 16.5% 선에서 막았다. 2009년 업계 처음으로 저도주 위스키를 선보인 골든블루는 연간 출고량 상위 5개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출고량이 늘었다. 2012년 5만9,111상자였던 출고량은 작년 12만2,595상자로 107.4%나 뛰어올랐다. 하이트진로도 2012년(6만7,104상자)보다 2013년(6만7,803상자)에 1.0% 출고량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는 올해도 사정은 비슷할으로 전망된다. '독주'를 마시는 접대 회식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위스키 시장이 쉽게 예년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3~5위 업체들은 '저도주' 트렌드에 초점을 맞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저도 위스키는 기존 제품에 비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그 자체로 풍미를 즐길 수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디아지오와 페르노이카는 원산지인 스코틀랜드 규제 때문에 40도 이하의 위스키를 선보이기 어렵다는 점도 약점이다.
토종 36.5도 위스키로 저도주 시장을 선도했던 골든블루는 최근 '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를 출시하면서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이 제품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부드러운 맛과 향을 살렸다.
스카치블루 제조사인 롯데주류는 연내 35도의 저도 위스키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피터'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롯데주류의 차기작은 위스키 자체를 즐기는 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킹덤'의 도수(40도)를 유지하되 쓴맛이 적고, 사과와 바닐라의 달콤한 향이 적당하게 풍겨 목 넘김이 부드러운 '더 클래스'를 지난달 내놨다. 30대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스러운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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