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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와 금융시스템

Y2K문제는 컴퓨터가 작동하는 금융, 국방, 운송, 통신 등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금융시스템에서 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금융기관 결제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가계나 기업은 현금보유를 늘릴 것이다. 현금보유비율이 높아지면 시중 통화량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통화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통화당국이 돈을 찍어내 본원통화 공급을 늘릴 수 밖에 없다.대우사태이후 금융시스템이 매우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책 당국은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내년 초에도 선거를 앞두고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내년 총선이 끝난후 금융시스템이나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늘어난 통화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정책 당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한다면 우선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통화 긴축으로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내년 하반기이후에는 실물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Y2K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은 생산을, 가계는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 4분기 경기는 정상적인 상황보다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운용된다면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도 위축될 것이다. 새 천년 첫해에는 기업이나 가계 모두 유동성 확보나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羅暎昊 대신경제연구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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