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올 들어 코스닥업체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금조달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BW가 안정적인 금리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은행이 신주를 매각할 경우 수급에 부담을 줘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5월 이후 현재까지 6개 코스닥 업체가 262억6,000만원 규모의 BW 발행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영진인프라ㆍ차바이오앤디오스텍ㆍ네오퍼플이 발행하는 총 210억원 상당의 BW는 각각 드림저축은행ㆍ더블유상호저축은행ㆍ경은상호저축은행이 인수한다. 저축은행들이 이달 들어 인수하는 BW 규모는 이달 전체 BW 발행액의 약 75%다. 저축은행들은 연초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코스닥업체들의 BW에 투자하고 있다. 더블유상호저축은행은 풍강(30억원), SSCP(150억원), 케이이씨(150억원), 다날(75억원), 차바이오앤디오스텍(150억원), 일진디스플레이(100억원) 등이 발행한 BW에 835억원을 투자했고 솔로몬상호저축은행도 대유신소재(50억원), SSCP(50억원), 아인스M&M(50억원), 지원디원텍(100억원) 등의 업체가 발행한 BW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이밖에 신안상호저축은행ㆍ프라임저축은행ㆍ토마토2상호저축은행 등도 코스닥업체가 발행한 BW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코스닥업체들의 BW 발행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W의 경우 일정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신주인수권을 주가보다 싼 값에 행사해 증시에 매도할 경우 차익실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더블유상호저축은행은 지난 3월15일 111만1,111주의 인스프리트 신주를 1주당 1,080원에 인수했다. 3월15일 인스프리트 종가(6,110원)를 감안하면 1주당 5,030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여신 사업 외에 다른 수익원을 찾는 차원에서 코스닥업체들의 BW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고 발행한 업체의 주가가 올라가면 신주를 팔아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업체가 BW 발행으로 신규사업 투자 등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저축은행들이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 내다팔 경우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저축은행들의 투자성향을 고려해볼 때 장기적으로 업체에 투자한다기보다는 차익실현을 위해 시장에 신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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