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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멜라민 낙인' 속앓이

식약청, 中 유제품 쓴 305개 제품 리스트 발표<br>검출 여부 상관없이 브랜드 이미지 큰 타격<br>최종 검사 끝날때까지 매출 감소 불가피

▲ 멜라민 과자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해태제과가 전 직원을 동원해 과자 회수작업을 벌였다. 해태제과 직원들이 서울 용산구 청파동 일대 주택가 영세 점포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은 물론 멜라민 함유가 의심되는 자사 과자류를 회수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멜라민 파동과 관련해 식약청이 지난 26일 중국산 유제품을 쓴 305개 제품에 대해서 멜라민 검출과 상관없이 리스트를 먼저 배포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멜라민 검출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멜라민 관련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이미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적합 판정 후에도 최종 검사가 끝날 때까지 판매를 할 수 없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네슬레는 식약청으로부터 지난 26일 킷캣, 초콜릿웨하스 스틱, 네슬레 크런치 등 3가지 제품에 대해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식약청이 최종 검사가 끝날 때까지 시중 유통 판매를 금지해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는 식약청이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일자에 따라 멜라민 검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검사가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관련 제품의 유통ㆍ판매를 중단해 달라고 업계에 당부한데 따른 것이다. 네슬레 관계자는 "식약청이 계획대로 10월 초 결과를 발표해 그 이후 판매에 들어가도 월 판매액의 30~50%까지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식약청에서 수거 검사 중인 '오레오', '리츠' 등 수입과자의 출고를 보류중이다. 동서식품은 중국에서 생산한 오레오, 리츠 등 나비스코 식품의 과자류를 수입 판매, 월 8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식약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주일에서 10일 가량 출고가 일시 중지되면서 최소 2억~3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출 감소가 가시화되진 않았더라도 식약청이 멜라민 검출과 관계없이 리스트를 먼저 공개함으로써 받은 제품 및 기업 이미지 타격이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설손맛깃든 육개장'이 조사대상 목록에 올라있는 CJ제일제당측은 "중국 현지에서 만들고는 있지만 중국산이 아닌 유럽산 유제품을 쓰고 있다"며 "멜라민 파동과 상관이 없는데도 소비자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농심은 식약청 발표와 동시에 '녹두국수 봄비', '양파링' 등의 제품은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발 빠르게 해명 자료를 냈지만 이미 브랜드 이미지는 타격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3월 중순 이후 수입이 중단돼 현재 국내에서는 전혀 없는 제품으로 식약청의 실수로 판명됐다"며 "해명자료를 내긴 했지만 워낙 민감한 상황이라 효과는 예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아워홈의 '행복한맛남 짬뽕국', 오리온의 '카스타드', '초콜릿웨하스스틱' 등도 리스트에 올라있다. 한편 유통 매장에서 멜라민 파동 관련 제품들의 매출 감소는 가시화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커피크림의 멜라민 함유 우려가 제기된 지난 25~28일 커피류 상품군의 매출이 이전 주(18~21일)에 비해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 등의 커피믹스 제품들은 멜라민과 무관하지만 커피크림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망설이게 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자 매출은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조사 기간동안 과자류 매출이 전주에 비해 10.5% 감소했으며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과자 매출이 전주 대비 17.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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