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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IT] 레이더로 라면 끓여 먹는다?

최근들어 북한의 경비정과 어선이 수시로 북방한계선(NLLㆍnorthern limit line)을 침범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에서 어디가 남북을 가로지르는 NLL인지, 또 북한 선박이 NLL을 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위치와 좌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레이더다. IT제품이라고 하면 흔히들 컴퓨터나 휴대폰 등을 먼저 연상하지만 레이더야 말로 IT제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레이더는 안테나에서 단파를 쏘아 목표물에 부딪혀 되돌아 나오는 반사파의 일부를 수신ㆍ포착, 목표물에 대한 방위와 거리를 알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으로 이미 70년전에 개발된 장비이기 때문이다. 레이더가 전자파를 쏜다면 그 전자파를 이용해 레인지처럼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을까. 당연히 끓여 먹을 수 있다. 라면 아니라 설렁탕도 끓여 먹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전자파를 발사하는 부위에 설치할 수 있는 냄비만 있다면 말이다. KT가 운영하고 있는 용인 위성기지국에는 무궁화위성 등을 통제하는 레이더가 있는데, 이 레이더에서는 12㎓의 강력한 전파를 발사, 위성의 위치를 수정하거나 조정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가 방출하는 전파의 주파수가 2.4㎓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6배나 강한 전자파를 사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 전자파에 냄비만 고정시키면 라면 한 그릇 쯤은 순식간에 조리할 수 있다. 레이더의 기초를 쌓은 나라는 영국인데, R.와트(R.Watt)라는 과학자가 전파를 이용, 작은 목표물을 탐색하는 연구를 하던 중 1935년 처음으로 실험용 펄스 레이더로 30마일 거리에 있는 비행기를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레이더는 발전을 거듭해 어두운 밤이나 안개 그리고 비가 내리는 악천후에서도 주위의 지형이나 장애물을 뚜렷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레이더는 선박 또는 항공기 유도 등 안전확보는 물론 적의 항공기를 탐지하는 군사 목적이나 인공위성과 송ㆍ수신하는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레이더는 전파를 쏘거나 받아서 통신을 하는 원리로 따지자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휴대폰이나 텔레매틱스와 비슷하지만, 연륜으로 따지면 이들의 할아버지 뻘쯤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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