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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유커 한국 풍속도 바꾼다] <중> 유커가 바라본 한국관광

"가는 곳 뻔하고 쇼핑 빼면 할 일 없어… 다양한 문화체험 늘려야"

'봉' 취급에 진짜 관광 소홀… 지출 많지만 만족도 낮아

中 소비자 눈높이 배려한 새로운 상품 개발 필요

명동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관광 안내지도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권욱 기자


중국은 한국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최대 관광국이다. 가장 많은 관광객이 들어오고 또 지출하는 비용도 가장 많다. 하지만 유커(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한국이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다는 인식도 강하다. 한마디로 '봉'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 유커들의 목소리를 거리에서 들어봤다. 매력적인 쇼핑도 중요하지만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언어 소통 어렵고 문화 프로그램 빈약해=서울의 명동과 홍대 앞에 나가봤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문제와 함께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내와 함께 명동에서 쇼핑을 하던 리우씬(35)씨는 "길 찾기 너무 힘들다. 언어 문제도 그렇고…. 외국이라서 각오는 했지만 표지판도 제대로 안 돼 있고 당연히 중국어 하는 사람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또 동창생들 20여명과 함께 단체여행을 왔다는 리위방(58)씨는 "어디를 가나 항상 외국인이 너무 많다"며 "(여행사들이) 관광객들을 데려가는 곳이 몇 군데로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커들은 '쇼핑'만 한다고 보고 '관광'에는 소홀히 대접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성 관광객 구메이란(62)씨도 "쇼핑 외에는 딱히 다른 것을 할 게 없다. 패키지 서울 일정 중 절반은 자유시간인데 하루는 고궁들을 다녀오고 시티투어를 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의류·화장품 등 쇼핑에서는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7일 일정으로 부산과 서울에서 개별여행을 하고 있다는 타오청(32)씨에게 한국에 온 이유를 물어봤다. 그는 "(동행한) 여자친구가 한국 립스틱이나 스킨·로션을 사고 싶어 해서 왔다"며 "(한국 오기 전에 일본에도 들렀는데) 이제 중국에서는 일본 패션보다 한국 패션이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기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구메이란씨는 "딸애가 화장품과 옷을 사러 가고 싶다며 나한테 같이 가자고 했다"며 "한국은 예전에 알고 있던 모습보다 훨씬 발전한 것 같다. 건물이며 사람이며 모두 다 새롭고 예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직장 동료 2명과 단체관광을 통해 왔다는 여성 황훼이루(34)씨는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려면 2배 정도 비싸다"며 "여행을 온 김에 친구나 식구들 것까지 많이 구입해 가려 한다"고 말했다.



◇관광지출은 많지만 만족도는 낮아=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433만명. 중국 국가여유(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중국인 9,818만명 가운데 사실상 국내지역인 홍콩·마카오(6,553만명)를 빼고는 국가별로 한국이 1위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412만명이 방한했고 연말까지 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경절 연휴 동안 16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한 수치다. 유커의 쇼핑품목은 일부 상품에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향수·화장품과 의류로 한류의 영향이 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73.1%(이하 복수응답)가 향수·화장품을 샀다고 응답했다. 의류는 40.8%, 식료품은 32.7%, 인삼·한약재는 18.9%, 피혁제품이 14.8%다.

유커들이 중요한 것은 '큰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의 하루 평균 지출액은 379달러로 전체 외래관광객(290달러)보다 89달러가 많았다. 이에 따라 1회 방문의 총 지출비용은 2,271달러로 전체 외래관광객(1,648달러)보다 623달러를 더 썼다.

지난해 53.8%가 개별여행으로 왔고 단체여행은 42.8%였다. 이외에 항공권과 숙박지만 정한 채 여행하는 에어텔이 3.4%다. 외국인관광객 전체에서 단체여행이 27.7%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아직 중국은 단체관광 형태가 많다. 다만 이렇게 돈을 많이 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만족도는 낮았다. 쇼핑 이외의 다른 것은 소홀하다는 것이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에 진출한 '한류'가 한국의 브랜드를 높이고 이런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의류·미용에 관심이 많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과 이미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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