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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기세 좋게 오르던 증시 상승세가 최근 주춤해지고 있다. 올 들어 10조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월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기도 했지만 고유가와 엔저 복병을 만나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이 같은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증시가 정체 흐름을 보일 때는 주가연계증권(ELS)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ELS는 주가의 상승ㆍ하락 여부와 관계 없이 정해진 구간 안에서만 움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대다수 ELS는 만기일 이전에 수 차례의 조기상환 기회를 부여하고 설사 조기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만기일에 기초자산이 최초기준가의 6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은 위험성이 높지만 ELS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은 위험회피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ELS는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돼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ELS의 원금손실구간(하방 배리어)를 크게 낮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는 하방 배리어가 기초자산가격의 50~60%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35~50% 수준까지 내려간 상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아진 데 비해 기대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게 특징이다. 가령 주가가 110만원대인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일 경우 기존에는 55만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손실이 발생하지만 하방 배리어를 낮춘 상품의 경우 38만5,000원까지 떨어져도 원금을 잃지 않게 된다.
또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상품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최근 대다수 ELS는 중도상환 조건을 내건 스텝다운 형태로 발행되는 데 첫 상환 평가일의 조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조기 상환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종가가 90~95% 수준에 달해야 했지만 근래에는 80%까지 낮추며 조기 상환가능성을 높였다. 투자자로서는 6개월 만에 수익을 실현하고 나올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월지급식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지급식 ELS는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매월 1%안팎의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대략 10~11% 수준으로 시중금리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정훈 대우증권 파생상품 영업부 과장은 “연 10~20%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ELS가 위험요소를 낮추면서도 목표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적합한 상품”이라며 “최근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거나 하방 배리어를 낮춘 상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한 만큼 성향에 맞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게 된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ELS는 손실구간이 설정된 만큼 원금손실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당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무더기로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 바 있다. 이정훈 대우증권 과장은 “ELS는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므로 투자 전에 꼼꼼히 특징을 알아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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