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미국 생활용품 생산업체인 뉴웰 인더스트리즈사의 주가는 1.68달러에 불과했다. 재봉바늘, 페인트 롤러, 옷걸이 등 한낱 잡동사니에 불과한 것들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에 흥분할 투자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소규모 기업을 골라 투자해 온 투자자 랄프 웬저의 눈에는 모래에 묻힌 보석이었다. 그는 뉴웰의 경영진이 탁월하다는 사실과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 있었던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집중 투자했다. 뉴웰은 곧 다른 회사를 사들이면서 좀더 수익성 높은 회사로 변모해갔고, 월마트 등으로 판매처를 늘리는 등 꾸준하게 성장했다. 뉴웰의 정보가 월가에 전해지면서 주가는 단기간에 52달러까지 상승, 뉴웰은 대박을 터뜨린 회사가 됐다. 월가에서 소형주 투자의 개척자로 꼽히는 저자는 투자자들의 이목이 대형 우량주에 쏠려있던 1970년 당시 소형주만 골라 투자하는 에이콘 펀드를 출범, 2003년 은퇴 전까지 가치와 성장성을 겸비한 소형주 발굴에 전념했던 인물이다. 웬저는 뉴웰을 비롯해 할리 데이비슨, 장례 전문회사인 힐렌브랜드, 통합솔루션 개발회사인 IMS 인터내셔널 등 이른바 '강소(强小)기업'에 투자, 거의 매번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두면서 월가에 또 다른 대박 신화를 썼다. 책은 소형주의 성공 투자 노하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다. 정보를 수집하고 쌀 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투자방법은 대형주든 소형주든 같지만, 저자가 굳이 작은 기업에 투자하라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대기업과 달리 작은 기업은 오너 경영자를 직접 만나 회사의 내막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성숙한 대기업에 비해 성장속도가 빨라 시기만 잘 맞춘다면 엄청난 투자 수익률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다. 덧붙이자면 발행주식수가 많은 대기업은 웬만큼 자사주를 매입해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작은 기업은 자사주 매입이 바로 주가 상승의 포인트라는 것도 저자가 작은 기업을 택한 이유다. 책은 작은 기업을 골라 성공한 주식 투자자의 성공과 실패를 담았다. 자신이 발굴한 '만루 홈런 종목'을 소개하면서 작은 기업의 투자 매력과 소형주 발굴 비법을 소개한다. 또한 실패 경험은 시장 흐름 앞에서 상처 받은 개인의 내면을 고백하는 일기처럼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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