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을 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 진료실은 항상 엄마들의 궁금증과 아기들의 울음소리로 넘쳐난다. 올해는 이 양상이 조금 바뀌었는데, 엄마들의 궁금증은 더욱 늘어나는 반면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조금 줄어들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필수예방접종사업에 콤보백신이 지원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콤보백신이란 한가지 백신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영ㆍ유아기 복잡한 접종스케줄을 크게 줄인 백신이다. 이 같은 콤보백신이 올해부터 필수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포함되면서 진료실에는 아직 생소한 콤보백신에 대한 질문이 늘고, 접종 횟수는 줄어들어 주사를 덜 맞게 되니 아기들은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도입돼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원되는 콤보백신은 디프테리아ㆍ파상풍ㆍ백일해를 예방하는 DTaP(디텝)백신과 소아마비를 예방하는 IPV(폴리오)백신을 합친 백신으로 한번에 4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콤보백신으로 접종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접종횟수를 크게 줄인다는데 있다.
디텝백신과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 폴리오백신은 모든 소아가 접종해야 하는 필수예방접종 항목이다. 이 두 가지 백신은 비슷한 시기에 접종되는데 콤보백신이 도입되기 전에 디텝백신은 총 5회, 폴리오백신은 총 4회로 아기가 접종을 모두 완료하려면 총 9회 접종이 필요했다. 반면 인판릭스-IPV 콤보백신은 생후 2ㆍ4ㆍ6개월과 4~6세에 총 4회 접종하되, 권장 횟수를 채우기 위해 생후 15~18개월에 디텝백신을 1회만 접종하면 된다. 기존 총 9회에서 절반가량 접종횟수가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접종횟수가 절반가량 줄어드는 것은 접종을 받는 아기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접종 완료율을 높이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접종 완료율은 지난 2008년 기준으로 59.8%로 영국의 96%(2011년), 호주의 91.8%(2011년)보다 한참 낮다. 특히 2011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의하면 추가 접종률은 40% 이하로 디텝백신 5차 접종률은 20%, 폴리오백신 4차 접종률은 35.2%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처럼 접종 완료율이 낮으면 전염병 퇴치가 어려워 전염성질병의 발생이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백일해의 경우 최근 지난 10년간 발병률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극적인 예방접종으로 무엇보다 기초접종은 물론 연령별 추가접종까지 적기에 완전접종하는 것이다.
특히 콤보예방백신 접종을 국가와 지자체가 동시에 지원해 지자체에 따라 무료로 또는 접종비 5,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접종할 수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면 아기의 고통을 줄여주면서 완전접종을 쉽게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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