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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코리아 이끄는 글로벌R&D] <하> 'R&D 프리미어리그' 유레카 활용을

일지테크, 스페인·국내기업과 컨소시엄 구성

韓·EU 펀드 지원 받아 車 경량화 신공법 개발

'유로스타2' 지원과제에 뽑혀

페드로 누네스(Pedro Nunes) 유레카 사무국장이 지난 4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2015 유레카·유로스타 사업설명회'에서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에게 유레카·유로스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

자동차 차체 부품과 첨단금형을 제조하는 일지테크는 지난달부터 스페인의 금형소재기업인 로발마, 국내 자동차·조선 용접업체인 엠디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과 손잡고 자동차 경량화 신공법 개발에 나섰다. 연 매출 2,000억원대 규모의 중견기업인 일지테크가 국내외 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R&D를 진행하게 된 것은 각국 정부의 지원 속에 기술 유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해외 선진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로발마와 기술교류회를 통해 협업하려 했으나 양사 모두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던 중 올초 한국이 유럽의 중소기업 혁신형 R&D 프로그램인 유로스타2에 참여한다는 뉴스를 접한 구준모 일지테크 대표는 지난 3월 로발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R&D 과제를 신청했다. 국내 최초로 유로스타2 지원 과제로 채택된 일지테크 컨소시엄은 2017년까지 한국과 EU의 지원을 받으며 신공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일지테크 컨소시엄이 우리 정부는 물론 유럽 국가들이 조성한 R&D 펀드의 지원까지 받으며 제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유럽연합(EU) 기업·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개발 플랫폼인 유레카(EUREKA)가 있다. 한국은 2009년 유레카(EUREKA) 준회원국이 되면서 유럽의 공동 R&D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R&D의 프리미어리그', '지식선진국 클럽' 등으로 알려진 유레카는 1985년 유럽 18개국이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지향적 산업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유럽첨단기술공동연구 네트워크다. 한국은 내년까지 회원국 지위를 연장하면서 유레카 회원국들과 공동 R&D 프로젝트를 발굴·수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유럽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조선·플랜트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레카 참여는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정부는 유레카 참여 지원사업에 37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2007년 우암닷컴·팻헤머·바이오텔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 3개사가 유레카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61개 기업이 총 55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일지테크가 참여하고 있는 유로스타2는 EU집행위원회가 펀드를 지원하고, 유레카 사무국이 과제를 관리하는 형태로 공동 운영되는 R&D 프로젝트다. 중소기업에 특화된 혁신형 R&D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다.

한국은 2005년 유레카 가입 이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점을 인정받으며 올해 1월부터 참여가 확정됐다. EU 28개국 등 총 34개국이 참여하는 유로스타2에 한국이 비유럽권 국가로는 최초로 정회원 자격으로 가입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7년간 약 4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고 혁신 중소기업들과 함께 과제 발굴에 나서고 있다.

유레카·유로스타2 참여 지원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기술산업진흥원(KIAT)의 이상근 국제기술협력단 단장은 "2008~2013년 운영된 유로스타1은 사업규모가 약 5,600억원이었던 데 비해 2020년까지 운영되는 유로스타2는 재원이 1조9,000억원에 달한다"며 "일지테크 외에도 매년 3~5개 이상의 기술개발 과제가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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