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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서경오픈 프로암에 출전하게 돼 큰 영광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대회라서 골프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저에게는 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입장료 수익을 자선기금으로 모아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 뿌듯합니다.” 한국계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스키 모굴 동메달을 따냈던 토비 도슨(29ㆍ한국 이름 김수철)을 지난 22일 만났을 때 그는 벌써부터 이번 방한의 마지막 일정인 힐스테이트 서경오픈 프로암 출전 때문에 들떠 있었다. 지난 20일 방한, 22일 평창올림픽 홍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공식 방한 일정에 들어간 그는 23일 친아버지와 가족들이 사는 부산에서 명예시민증을 받고 24일 전통 혼례를 치렀다. 도슨은 이후 명예홍보대사로 있는 한국관광공사와 홀트아동복지회 관련 행사에 참여한 뒤 오는 31일 힐스테이트 서경오픈 프로암 참가를 끝으로 이번 방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 그는 “모든 일정이 각각 큰 의미가 있지만 프로골퍼를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한 나에게는 골퍼로서의 모습을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서경오픈 프로암 출전이 가장 설렌다”고 말했다. 사실 도슨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갓 3년밖에 되지 않았다. 2004년 그의 스키 스폰서인 로시놀사가 자회사인 클리블랜드 골프클럽을 그에게 선물한 것이 시작이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친 것은 2005년 여름부터.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체력 훈련을 위해 라운드를 자주했다. “서핑 등 종전에 체력강화를 위해 했던 운동과 달리 골프는 부상위험이 적고 4~5시간 동안 플레이하면서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 정신력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도슨의 말. 그러던 중 그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뒤 최경주(36ㆍ나이키 골프)의 이야기를 듣고 프로골퍼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도슨은 “역도 선수였지만 골프로 전환해 PGA투어 정상급 선수가 된 최경주 프로처럼 나도 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결심한 직후 그는 콜로라도에서 캘리포니아의 골프장 인근으로 이사했다. “오로지 골프를 많이 치기 위해 집을 옮겼다”는 그는 매일 7시30분에 골프장에 가 18홀~27홀 플레이를 하고 쇼트게임 연습을 한 뒤 6시에 귀가하는 강훈련을 실시했다. 일주일에 1~2차례 지역 이벤트나 LPGA 또는 유명인사 프로암대회에 참가, 실전 감각도 쌓았다. 그는 “2005년 여름 핸디캡 25였던 골프 실력이 맹훈련 덕에 2006년 말 6까지 떨어졌다”며 “그러나 이런저런 일정 때문에 다시 10정도로 올라 이번 힐스테이트 서경 프로암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도슨이 스스로 꼽은 장기는 장타. “가끔 심한 훅이 나서 걱정이지만 300야드는 쉽게 날릴 수 있다”며 1월 미국 PGA투어 정규 대회로 프로암 형식으로 치러지는 밥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 최종 라운드 파5의 마지막 홀에서 340야드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8번 아이언으로 2온해 이글을 낚았던 이야기를 했다. “물론 장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고 말한 그는 “늦게 시작했고 구력도 짧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는 누구보다 크기 때문에 언젠가 타이거 우즈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키 선수로 활동하면서 스포츠 심리분석가와 함께 익힌 마인드 컨트롤과 강한 체력 및 유연한 신체 움직임 등이 자신감의 배경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Better than nothing)”는 말을 입에 달고 있어 매사 긍정적이라는 것이 쉽게 드러나는 그는 “미국 PGA투어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며 한국이나 아시아 등에서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획을 내비쳤다. “가족들이 있는 한국에서 골프 투어에 참가할 수 있으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도슨은 힐스테이트 서경오픈 프로암에서 자신의 사진과 모자ㆍ셔츠 등을 경매 상품으로 내놓아 자선기금 모금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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