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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KCC, ‘여론잡기’ 홍보戰
입력2003-11-28 00:00:00
수정
2003.11.28 00:00:00
서정명 기자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현정은 회장측과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측의 분쟁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가운데 양측이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홍보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KCC는 중량급 인사를 영입하는 등 홍보팀을 대폭 강화했으며, 현대그룹은 각 계열사 홍보팀장들이 수시로 대책회의를 마련하고 계열사 홍보인력을 현대엘리베이터로 파견해 홍보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KCC는 28일 현대그룹 문화실 부사장을 지낸 이영일(사진ㆍ59) 전 디지털타임스사장을 홍보담당 고문으로 영입하고 기존 홍보팀을 홍보1팀과 홍보2팀으로 나눠 확대 개편했다고 밝혔다. KCC 관계자는 “언론에 대한 정보와 자료제공 등 더욱 원활한 홍보업무 서비스를 위해 홍보팀을 1, 2팀 체제로 개편 보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CC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현대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는 등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안팎의 평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잇단 등급하락 경고를 의식한 듯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의 평가기준으로 볼 때 KCC의 재무상태는 A급 수준”이라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내는 등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KCC 홍보팀은 향후 정상영 명예회장에 대한 각종 루머와 도덕성을 집중 겨냥한 여론을 차단하는 작업과 함께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판결 이후 회사 입장 등을 외부에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지난 19일 국민기업화를 선언할 때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고 바로 밑에서 현회장이 국민기업 선언을 하는 등 국민들에게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또 기협중앙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서두르고 있고, 현대아산 국민주 청약에 현회장과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국민들을 상대로 청약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등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에 홍보조직이 없기 때문에 언론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양측의 싸움에 명분과 여론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홍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조영주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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