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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 아파트 지역대표아파트 자리잡아
입력2003-11-19 00:00:00
수정
2003.11.19 00:00:00
민병권 기자
아파트에 대한 인식을 투기가 아닌 주거의 대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역대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 아파트들이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당대의 주거문화를 앞서가는 설계와 시공방식으로 지역 대표 아파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이들 단지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살고 싶은 아파트`로 꼽히며 높은 자산가치까지 형성하고 있다. 분양가격 보다 최고 3~4억원 대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잇달아 이사를 해오는 아파트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92년 건축문화대상이 시작된 이래 수상작품 반열에 오른 아파트는 모두 12곳.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시범단지가 1회 건축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한 이후 서울 중랑구 신내지구 9단지,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부산 당감지구 주공, 광명 철산 주공도덕파크 등이 각각 본상 및 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거환경 좋아야 자산가치도 높다 =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투기 가수요가 아닌 실수요자들로부터 좋은 자산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본상을 탄 광명 철산 주공만 해도 1억2,000만~2억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2억원에 공급됐던 45평형이 최고 4억4,000만원에 매물로 나올 정도다. 이 아파트는 주공이 지은 서민아파트이지만 테마공원처럼 멋드러지게 지어졌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인근 토박이 주민들이 대거 이사를 해왔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에 사는 정기훈씨(34ㆍ회사원)는 “단지내 녹지가 아파트 뒷편 도덕산으로 까지 이어져 있어 이곳에 입주한 뒤로는 줄곧 산책하는 재미로 산다”며 만족해 했다.
2001년 입주한 이촌 동부센트레빌도 높은 프리미엄의 지역 대표아파트로 꼽히고 있다. 고밀화로 인해 단지내 소수의 가구에게만 좋은 조망권이 독점되고 있는 여느 아파트와 달리 일부 동(棟)의 중앙을 빈 공간으로 뚫어 놓는 등의 배려를 통해 많은 가구가 한강조망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40평형의 조합원 분양가가 4억여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40평형이 6억5,000만~7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지난해 본상을 탔던 용인시 기흥읍 상갈지구 금화마을 주공도 1억원 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이 지역 굿모닝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금화마을 주공은 다른 단지와 단지 배치나 디자인이 차별화되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트랜드를 바꾼다 = 이들 단지는 단순히 자산가치만 높은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아파트 트랜드까지 바꾸고 있다. 계단식 테라스 구조로 건물을 짓고 단지내에 개울을 만드는 등 파격적인 설계가 돋보였던 부산시 당감동 주공아파트는 이후 인근 지역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들의 친환경 바람 설계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는 국내에선 생소했던 풀서비스드 주상복합아파트의 개념을 도입, 이후 고급주거공간으로서 주상복합 건립붐을 일으킨 원조로 평가되고 있다. 또 올해 본상을 수상한 춘천 두미르군인아파트는 사업성에만 편중되지 않은 건축주의 관심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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