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丁亥年) 의 해가 불끈 솟아올랐다. 시간의 묶음과 매듭은 결국은 그것을 풀고 매는 우리 의지의 다른 이름이다. 오늘의 태양이 어제와 다른 것은, 오늘의 바람이 어제와 다른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가 어제와 다른 까닭이 아니겠는가. 항상 새해는 벅찬 기대와 산맥처럼 육중한 고난의 예감,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얼굴로 우리 앞에 서곤 했다. 올해도 그렇다. 하지만 동해의 차디찬 겨울바람을 헤치고 바다안개를 가르는 저 작은 배처럼 2007년 한국호(號)도 역경과 난관을 이겨 기어이 격랑의 저편, 희망의 항구에 도달하리라 믿는다.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고, 서로의 입김으로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자.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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