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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삼국지'…대응전략은

다급해진 중·일 틈서 '만만디'로 실리 챙겨야

10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의사를 적극 피력하고 일본 역시 한일 FTA 협상 재개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동북아시아에서 FTA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한중 및 한일간 FTA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만만디’ 전략으로 중ㆍ일 사이에서 최대한 실익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한ㆍ중ㆍ일 FTA 삼국지=중국은 일찍부터 우리나라와의 FTA에 군침을 삼켜왔다. 미국ㆍ일본과의 FTA가 서비스 개방, 제도 투명성 등에서 상당한 위험성을 안고 있는 반면 한국은 충분한 실익을 챙기며 자국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 FTA 협상 출범 전부터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고심하다 미국을 택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 FTA에 힘이 실렸다고 해석한 중국 정부는 더욱 한중 FTA에 매달리고 있다. 우리 측은 중국을 배려하는 동시에 언젠가 시작될 한중 FTA 협상을 위해 지난해 양국 연구소간 공동연구를 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산ㆍ관ㆍ학 공동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중 FTA의 파급력을 최대한 정밀하게 파악하면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의 FTA가 역시 부담스러운 일본도 한국과의 FTA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일본 측 농산물시장 개방 수준이 너무 낮아 2004년 11월 6차 협상을 끝으로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우리나라를 중국 공략의 징검다리로 보고 일본이 FTA에 적극적으로 나오자 우리 측이 한미 FTA 등을 고려하며 한일 FTA 협상의 파국을 방치한 측면도 있다. 어쨌든 FTA로 가까워진 한미 관계를 견제하면서 경제적 영향력도 확대하려는 중국과 미국ㆍ중국은 너무 부담스러운 일본 양국이 우리나라에 FTA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만만디로 실리 극대화해야=정부는 중국ㆍ일본과의 FTA도 결국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익만큼이나 피해도 클 것으로 보여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9일 “중국과 FTA를 체결하면 농업에서 10조원 규모의 피해가 염려된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당초 중국과의 산ㆍ관ㆍ학 합동연구가 올해 말쯤 끝나면 내년 초쯤 FTA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중국이 빨리 하자고 덤비고 있지만 우리는 만만디로 갈 것”이라며 한중 FTA 협상 출범시기를 예단치 말라고 했다. 정부는 아울러 중단된 한일 FTA도 일본 측이 전향적 자세로 나오지 않으면 먼저 협상 재개를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다. 우리가 미국에 이어 중국과도 FTA 협상에 나서면 일본은 더 다급해질 수밖에 없어 굳이 양보하며 손을 내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측은 일본이 농산물시장을 90% 이상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홍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팀장은 “중ㆍ일과의 FTA는 양국을 견주며 천천히 가도 된다”며 “특히 중국의 농산물 개방요구를 최소화하면서 일본의 농업 개방이 확대되도록 해 실익을 최대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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