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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심는 한국기업의 혼(현대중공업편)] 만년적자 공기업 ‘現代옷’ 입고 시장1위

중국 장쑤성 성도인 난징에서 승용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창저우시. 중국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불과한 이곳에 중국 건설장비 시장 판도를 바꿔놓으며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가 하나 있다. 주인공은 바로 현대중공업이 지난 95년 합작투자한 `창저우현대공정기계유한공사`. 굴삭기를 만드는 이 회사는 출범 초기 100여대 밖에 판매하지 못했으나 2001년에 1,960대, 2002년 3,898대, 올해는 7,500대를 판매하는 등 매년 2배에 달하는 판매신장을 이루며 올해 5억2,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업체들보다 늦게 진출했는데도 불구하고 2001년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선 데 이어 이 여세를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임업부 산하 임업기계청으로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가 `현대`라는 새 옷을 갈아입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우선 생산능력을 적기에 확충하고 내실경영에 주력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에 투자할 때 대부분 현물로 출자, 현금투자를 최대한 줄여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정확한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생산설비를 시기 적절하게 늘려 나갔다. 이런 투자는 과잉투자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 발판을 제공했다. 류위안진 장쑤성 공업지구 관리위원회 부서기는 “시장을 내다보는 현대중공업의 탁월한 안목에다 수요증가에 맞는 설비확충,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 낸 것이 창저우현대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모델을 개발, 고객의 구매선택 폭을 넓힌 것도 짧은 기간 내에 1위 업체로 등극한 비결이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시장특성상 20톤급 굴삭기 수요가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20톤급의 모델을 3가지(특수렝球賦고급형)로 세분화해 고객의 구매 선택 폭을 넓혀 시장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 동종업계 최초로 은행대출 판매 실시한 것도 판매를 급속히 늘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개인구매자들의 대금 상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과 보험사를 연계한 금융대출프로그램을 개발한 것. 이 방식은 안정적인 대금회수는 물론 고객의 상환부담을 경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며 전체 장비판매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적극적인 광고 및 판촉전략도 주효했다. 중장비라는 제품특성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그리 필요하지 않는데도 중국축구국가대표를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현대굴삭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들과의 상호일체감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지실정에 맞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것도 판매를 늘리는데 일조했다. 영업사원과 대리점에게는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생산직 직원들에게는 목표달성에 대한 장려금 제도를 각각 도입해 판매렌暈湲舟Ⅸ?초과 달성토록 유도한 것이다. 이 제도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한번 해 보자`는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며, 매년 목표보다 더 성장하는 기반을 조성했다. 창저우현대에 근무하는 허동주씨는 “회사측이 기발한 인센티브를 만들어 `함께 해 보자`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당초 계획보다 매년 더 많은 성장을 이룬 것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어 내년에는 어떤 목표가 나올지 기대되고, 이 목표도 거뜬히 달성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사내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을 세밀하게 읽는 안목에다 다양한 판촉전략 등으로 대륙시장을 평정해 가는 현대중공업의 발걸음에 임직원들의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현대 굴삭기의 `고공(高空)비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전략 이윤 재투자 설비확장 `제2 굴삭기신화` 강조 창저우시 외곽에 자리잡은 `창저우신개발구`는 지금 토지정리작업과 함께 새 주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그 한 켠에 거대한 철구조 건물이 윤곽을 들어내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현대중공업 중장비 사업의 미래를 펼쳐나갈 `현대공업원(現代工業園)`이다. 창저우시정부가 `현대공업원`이라고 명명하며 현대중공업에 무상으로 제공한 이곳 부지는 무려 40만평. 담장만 5Km에 달하는 이곳에는 창저우현대공정기계의 제2공장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이 단지에는 우선 내년 2월 1차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2,000대의 굴삭기 공장이 들어서고, 2005년에는 연산 2만대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또 도로건설장비 등 특수차량을 만들 공장이 잇따라 건립되고, 협력업체들이 동반 입주하게 된다. 이곳은 중국에서 `종합건설장비메이커`로 성장하겠다는 현대중공업의 장기적인 계획을 실현할 전초기지이자 현대중공업 중장비 사업의 미래가 담겨있다. 현대중공업은 이곳과 지난해 베이징에 세운 `베이징현대경성공정기계`를 기반으로 `중국 건설장비 시장을 석권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굴삭기, 지게차에 집중된 중국 사업을 특장차 등으로 확대해 `제2의 굴삭기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것이다. 김종기 현대중공업 건설중장비사업본부장은 “우리가 중국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종합건설장비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믹서트럭, CPC(콘크리트 펌프카) 등 특장차와 도로장비 등을 운반할 수 있는 특수산업용 차량의 신규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산업용 로봇, 디젤엔진, 개폐기 등의 생산라인 설립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얻은 이윤을 재투자해 지속적인 설비확장과 새로운 건설장비공장을 잇따라 설립할 계획이다. 또 현지 설계능력과 품질을 높이는 한편 부품 현지화에 주력해 본사 의존도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제2공장에 부품업체들을 대거 입주시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델다양화와 고부가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20톤급에 집중된 굴삭기 생산을 70~100톤 규모로 늘리고, 건설 공정에 맞는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갖춰 고부가화를 이룩하겠다는 복안이다. 전원익 베이징현대경성공정기계 총경리는 “창저우 제2공장이 설립되면 중국 고객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모델의 건설중장비를 생산할 수 있어 중국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개발과 올림픽 개최에 따른 시설 확충에 소요되는 장비수요에 적극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적인 투자와 현지화를 통해 중국내 종합건설장비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용식 창저우현대 총경리 “이른 시일 내에 중국 최고의 종합공정기계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강용식 창저우현대공정기계 총경리(대표)는 “지난 8년동안 굴삭기를 통해 `현대 중장비의 우수성`을 입증 받은데다 중국 시장 특성을 완전히 파악했기 때문에 다른 건설중장비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중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건설중장비를 잇달아 출시, 중국 내 메이저 기업으로 올라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국 사회에 기여하고 중국인과 함께하는 공익 활동도 활발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중국 시장은 개발여지가 많아 열심히 일한 만큼 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할부금융회사를 연계한 금융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판촉전략을 잇달아 개발하는 동시에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해 판매 신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저우(중국)=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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