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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물가안정목표제도

콜금리 조정통해 물가급등 방지최근 들어 물가불안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나 부동산 값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물가안정을 주요한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도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올들어 임금이 계속 들먹이며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률이 두자릿수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지하철 등 공공요금도 곧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물가안정목표제도를 운영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8년 한국은행법 개정과 함께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 시행하기 시작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나 국제수지 균형이 불가능하다는 역사적 경험에 따라 이미 상당수 국가들이 통화정책의 최우선적인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 뉴질랜드가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후 상당수 국가들이 속속 물가안정목표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99년 영란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77개국 가운데 95%가 물가안정을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매년 말 그 다음해 연간 물가안정목표 수립 한은은 재경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매년 말 그 다음해에 적용될 연간 물가안정목표를 세운다. 목표를 세울 때는 물가 및 성장률 전망,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지난 98년 물가안정목표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외환위기에 따른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연간 목표를 9%로 설정했다. 이어 99년에는 3%, 2000년에는 2.5%로 낮아졌지만 20001년과 올해는 3%로 다시 높아졌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목표가 어긋나 신뢰를 잃는 것을 막기 위해 목표에 1%포인트의 오차범위를 두고 있다. 한은은 특히 지난 2000년부터 연간 목표와 함께 중기물가목표를 설정, 공표하기 시작했다. 이 때 '중기'란 기간을 명확하게 정해둔 것은 아니지만 보통 '2~3년 정도'로 볼 수 있다. 중기 목표를 설정한 것은 통화정책의 효과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화당국이 중장기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주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 콜금리를 통해 물가안정 목표 추구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면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주요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를 위해 매달 콜금리 운용목표를 설정, 발표한다. 통상 앞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면 금통위는 콜금리를 인상한다. 콜금리가 오르면 장기금리도 함께 상승, 경제 전체의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정책 수단인 콜금리의 안정도 중요한 목표가 된다. 그래서 한은은 거의 매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콜금리를 운용목표로 유지한다. 한은은 환매조건부 채권(RP)매매, 통화안정증권 발행 및 상환 등을 통해 공개시장조작에서 콜금리를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 선진국의 경우 목표치는 보통 2~3% 적정 물가안정목표에 대해서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경제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가급적 낮은 것이 좋다. 하지만 무조건 낮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물가안정목표치가 제로(0)이라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물가가 이 정도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가면 금리조절을 통한 경기 대응능력을 상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이 실질임금 상승에 부담을 느껴 고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물가는 전혀 오르지 않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경우 물가안정목표를 보통 2~3%로 운영한다. 현재 한은이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2.5%로 정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인플레 기대심리도 낮아져 안정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목표치는 규범적 의미도 강해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한다고 해서 그것을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목표치를 준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경우 물가안정목표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5년 임기로 재직중인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이다. 물가안정목표는 규범적 성격이 강하다. 장ㆍ단기 물가 및 경제전망을 토대로 목표치를 정하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금융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넘어서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물가가 목표치이내로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면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오히려 내리기도 한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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