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아닌 지략과 용병술.’ ‘월드컵 4강 청부사’ 거스 히딩크 호주 축구대표팀 감독의 마법이 2002한일월드컵에 이어 다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2006독일월드컵 F조 조별리그 첫 경기 일본전에서 기적 같은 3대1 역전 드라마를 지휘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은 그야말로 마법 같았다. 히딩크 감독은 우선 그 동안 써왔던 3-6-1 전술 대신 투톱을 앞세운 3-5-2 포메이션을 앞세워 지코 일본 감독을 시작부터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반 26분 나카무라 ??스케에게 애매한 선제골을 허용한 뒤 불같이 화를 내며 어필을 함으로써 선수들이 더욱 기운을 낼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그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것은 후반전. 이날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 팀 케이힐을 후반 8분 교체 투입한 히딩크 감독은 후반 16분 수비수 크레이그 무어를 빼고 스트라이커 조슈아 케네디를 투입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30분에는 쐐기골의 주인공인 공격수 존 알로이지와 미드필더 루크 윌크셔를 넣었다. 결국 후반 수비수를 대신해 출격시킨 2명의 공격수가 3골을 터뜨리는 드라마를 연출해낸 셈.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마법이 아닌 작전의 승리임을 분명히 했다. “그 동안 일본의 평가전을 분석한 결과 경기 후반에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한 그는 “분명한 계획이 있었고 그에 맞게 플레이를 펼쳐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격의 패배를 당한 일본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요미우리, 스포츠호치 등 언론들은 최악의 출발을 했다며 선수들의 느슨한 플레이를 탓했고 지코 감독의 전술도 히딩크 감독에게 한참 밀렸다고 비판했다. 호주의 다음(19일) 상대인 브라질 언론도 “무서운 건 호주라는 팀보다 히딩크”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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