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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제 '노사인식차 좁혀야'
입력2000-03-14 00:00:00
수정
2000.03.14 00:00:00
정재홍 기자
연봉제·성과배분제 도입 사업장 증가지난 92년 도입 당시만 해도 필요성을 놓고 노사간 격렬한 찬반 논쟁을 벌였던 연봉제와 성과배분제 등이 외환 위기 이후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정부도 14일 지방노동관서에 시달한 올 임금교섭 권고방향에서 연봉제·성과배분제 등 능력·성과 위주의 임금제도 도입을 권장할 방침이어서 능력 위주의 임금 제도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봉제 등을 둘러싼 노사간의 이해 대립은 여전해 이 제도의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사간 이견을 어떻게 절충하느냐 여부는 성과급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확산되는 성과급제=99년 1월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중 연봉제 및 성과배분제 실시 사업장은 각각 649개소(12.7%), 689개소(13.5%)였다. 2000년 1월에는 각각 932개소(18.2%)와 833개소(16.3%)가 됐다. 1년 사이에 연봉제는 5.5%포인트, 성과배분제는 2.8% 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97년 10월에 비해 연봉제 실시 사업장은 4배, 성과배분제 사업장은 2배 늘었다. 최근 수년간 월급제 중심의 임금지급 방식이 성과급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봉제 실시업체의 주된 도입 동기는 생산성 향상(48.3%)이 가장 크고 인력 또는 임금 관리의 용이(36.5%)가 뒤를 이었다. 연봉제 적용 대상은 전직원이 44.2%를 차지했고 과장급 이상은 27.3% 였다.
연봉제 실시 이후 직원들의 태도 변화, 임금·인력관리, 생산성 향상 효과는 크나 인건비 절감 효과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가에 대한 불신(43.2%), 단기실적 치중(17.0%), 고용불안 확산(12.2%)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봉제 실시업체의 49.7%가 적용대상을 확대할 계획인 반면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업체는 41.6%였다.
한편 성과배분제 도입 사업장의 경우 60.0%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응답했으며 협력적 노사관계 형성(42.0%), 경영위기 극복(38.7%)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시업체의 39.4%가 성과배분제를 확대할 계획인 반면 51.3%는 현행 유지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노사간 인식 전환 선행돼야 =성과급제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노사간 견해차가 현격하다는 점이다. 노사협상 테이블에서 사용자측은 『연봉제 등 성과급제는 임금을 생산성에 맞춰 마음대로 올려주거나 깎아 내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는 인식이 있고 노조와 근로자들은 『연봉제 등은 정리해고나 임금 삭감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측은 성과급제 확산을 바라는 반면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연봉제 등 성과급제 도입으로 노사간 반목이 커져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노동부도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 올 임금교섭 권고방향에서 성과급제 확산을 유도하면서도 성과급제 도입 이전에 노사간 협의를 통해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 도입시 근로자·노조 동의 등 법적 절차를 준수하며 제도 시행시 임금 삭감, 노조 활동 제약, 해고 등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지도할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등 선진국은 연봉제가 「능력과 업적에 따라 연간 급여가 결정되는 실력 중시의 임금 체계」로 정착돼 「연봉이 많을 수록 일을 많이 한다」라는 개념이 명확하다.
국내에서 『일은 안하면서 돈만 많이 탄다』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은 연봉제의 성공을 가름하는 직무분석, 목표관리제도, 평가제도의 삼박자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안종근(安鍾根) 노동부 노정국장은 『국내 기업에서 연봉제를 도입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 인프라를 갖춘 후 실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입력시간 2000/03/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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