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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후발사간 '적과의 동침' 국내업계 수성 '비상등'

■ 日·독일·대만 D램업체 연합전선 구축 <br>"해외 M&A등 공격적 글로벌 전략 시급"

대만 프로모스가 일본 엘피다와 손을 잡은 것은 한국 반도체업계가 일본-대만-독일의 후발업체들의 추격에 선두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ㆍ2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의 수성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 확대 등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일본 엘피다가 독일의 키몬다와 컴퓨터 메모리칩 공동 개발에 합의한 것은 후발업체들이 전세역전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대만업체인 난야는 지난 2월 세계 5위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과 제휴, 업계를 긴장시켰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D램 선두업체인 삼성전자가 지난 1년여 동안 앞선 기술력을 앞세워 물량공세로 밀어붙인 데 대한 후발업체들의 자구책들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치킨게임(상대방이 핸들을 돌릴 때까지 정면충돌을 불사하는 게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기는커녕 공동기술 개발과 생산제휴 등을 통해 오히려 선두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제휴로 2위업체인 하이닉스가 입게 될 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프로모스를 잃게 된다면 잠재적으로 2%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엘피다 동맹세력의 확대로 중ㆍ장기적으로 하이닉스의 시장 2위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프로모스와의 제휴를 통해 D램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직접 D램 설비를 깔려면 막대한 자금과 긴 시일이 필요하지만 프로모스에 공정기술을 주고 생산량의 절반을 가져와 하이닉스 브랜드로 팔 수 있었다. 또 나머지 50%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받아왔다. 순항하던 하이닉스와 프로모스의 밀월은 지난해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D램 주력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67㎒ 현물가가 지난해 초 6달러대에서 연말 1달러 미만으로 급락하자 대만의 3인방인 난야ㆍ프로모스,ㆍ파워칩은 하반기 들어 대규모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이에 이들은 원가경쟁력이 높은 차상위 나노 공정기술을 다급하게 원하게 됐다. 나노(nm)는 빛의 파장을 나타내는 단위인 10억분의1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한 장의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개수가 많아져 생산성이 향상된다. 80나노→70나노→60나노 등으로 올라갈 때마다 30% 이상씩 원가가 절감된다. 2003년부터 하이닉스 기술로 80나노 공정을 돌리고 프로모스로는 지난해부터 하이닉스의 66나노 공정 이전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이에 제때 부응하지 못하자 프로모스는 엘피다와의 제휴 가능성을 흘리며 한 발 더 나아가 54나노 공정기술을 달라며 담판에 나섰던 것이다. 하이닉스가 기술유출 논란에 휩싸여 기술이전을 못하자 결국 프로모스는 엘피다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나 이면에는 원가경쟁력에서 밀린 후발업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 선발업체들과 마지막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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