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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강풍에 흔들리는 중기

◎올들어 원화가치 2.2%절상… 수출·내수 모두 타격◎조선기자재­일 업체 국내 3조시장 급속 잠식/자동차부품­일부업체 올매출 60%까지 줄어/공구업계­품질·가격경쟁력 뒤져 속수무책/문구업계­값싼 중국산·고급 일본산 이중고 엔저행진이 지속되면서 조선, 자동차, 철강, 기계 등 국내 간판업종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올들어서만 2.2%(이달 18일 현재)나 절상된 상태. 이런 추세는 특별한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소업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원화가치도 절하되고 있으나 엔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수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엎친데덮친격으로 기술과 품질력을 제대로 갖춘 제품마저 드물어 중소업계는 나름대로의 경쟁력강화방안을 짜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이번 엔저를 시장확대의 무기로 활용하려는 일본업체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져 뾰족한 대응책마련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엔저로 타격을 입고 있는 중소업계의 현실을 주요 업종별로 살펴본다. ◆조선기자재업계=엔저를 무기로 국내시장을 급속히 공략하고 있는 일본메이커들에게 점차 안방을 내주고 있다. S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중공업이 발주한 5척의 탱커선용 고압진공밸브 수주경쟁에서 척당 4천7백만원으로 무려 1천3백만원이나 낮은 가격을 제시한 일본 닛쿠라사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또 H사도 머린밸브분야에서 일본 나가키타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을 20­30% 낮추며 국내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나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은 중국과 동남아에서 값싸게 소재와 기자재를 조달,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데다 엔저에 편승, 가격경쟁력을 갖추며 연간 3조원을 추산되는 국내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업계=연초부터 노조파업등 악재로 고전했던 업계는 엔저로 휘청대고 있다. 완성차의 수출부진이 곧바로 부품업계의 생산 및 매출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자동차부품업체인 한 회사는 올들어 지금까지 매출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정도가 줄어들었다고 실토했다. 이런 현상은 전국의 부품업체들도 마찬가지. 특히 규모가 적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김한양 두원그룹 상무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엔저현상은 앞으로 2∼3년간 더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지금 상태에서 특별히 내세울 수 있는 대책은 거의 없으며, 원가 및 고정비용을 절감해 조금이라도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수 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공구업계=품질경쟁력에서 앞서는 일본산 제품이 엔저로 가격경쟁력마저 갖춰 국내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공구시장(1조2천5백억원)의 절반(6억2천만달러이상)을 외제가 차지한 가운데 일본제품이 수입품의 과반을 점유,내수시장의 25%가량을 장악했다. 일본제품은 특히 고속도강 및 초경합금공구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 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공구 전동 및 공기압공구 수공구 등 전체 공구류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다. 공구류는 국산화가 안된 품목이 많아 일제의 공세에 무방비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 업계는 일본 메이커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등 기술이전을 받는 것 이외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구업계=최근 몇년새 중국산 저가품에 밀리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경쟁국인 일본마저 가격경쟁력을 회복한다면 국내외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문구류 수출실적은 불과 3% 증가에 그쳤으며 품질 및 디자인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제품에 대해 엔저현상까지 가세하면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 업계관계자는 『실제로 최근 엔화로 결제되는 일본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특히 내수시장에서 일본제품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최근 중고가제품 위주로 생산구조를 재편하면서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벌이고 있는 업계의 자구노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형업계=최근 엔저로 인해 대일 무역적자폭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금형업계는 일본에 9천만달러를 수출했다. 반면 수입은 2억3천만달러에 달해 무역적자폭이 전년의 8천5백만달러에서 1억4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들어서는 일본에 대한 수출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무역적자폭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특히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자동차금형의 적자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및 중국시장도 일본이 급격히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반면 국내업체는 현지에 진출한 업체에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제지업계=최근 되살아 나고 있는 수출경기가 엔저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는 상태다. 중국 홍콩 동남아시장의 수요 증가로 최근 인쇄용지, 판지등의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품질경쟁력을 갖춘 일본 제지류가 엔저로 가격경쟁력까지 얻어 상대적으로 우리의 수출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절연지등 특수지외에 그동안 소량으로 들어오던 일반 제지류의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판지포장 및 인쇄기기업계도 일본의 수입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골판지포장 및 인쇄기기업계는 그동안 고성능의 일본제품으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상당한 고전을 겪어왔는데, 엔저로 수입물량이 늘어나는 등 대일본 종속구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중전기기업계=국산화가 취약한데다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호기로 삼아 가격공세를 펼치고 있어 고전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까지만해도 지속적인 수입증가로 설자리가 점차 사라지자 제살깎아먹기식 과당경쟁에 나서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 그러나 중전기기 전선 조명 전등 용접 계측기기업계 등 전기관련업계가 「덤핑방지협의회」를 꾸리기로 하는 등 자구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악기업계=일본산 가격은 하향안정추세이나 국내메이커들은 지난해 피아노 등 주력품목가를 크게 올려 가격메리트를 크게 상실했다. 삼익악기와 영창악기 모두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들의 가격공세에 밀려 해외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편, 직물 및 의류업계도 일본 바이어들이 엔저로 가격경쟁력이 생긴 자국업체로 거래선을 전환하는 양상을 보여 판매선확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일본 업체들의 가격공세에 맥을 못추는 형편이다. 타이어업계의 경우 일본 브릿지스톤사등이 최근 승용차용 타이어가격을 대폭 인하, 밀어내기식 수출을 계속하고 있어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계 및 전자부품업계 등 일부 업종은 엔저에 따른 파급효과를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어 중소기업들간에도 희비가 교차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엔저가 쓰라린 게 사실이지만 이번 기회를 기술력 및 생산성향상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호기로 역이용해야 국제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중소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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