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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임단협 무교섭타결 늘어
입력2003-06-26 00:00:00
수정
2003.06.26 00:00:00
이규진 기자
온 나라가 파업사태로 열병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견ㆍ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불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회사를 위해 올해 임금ㆍ단체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노동조합들은 경영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이 최대의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는 대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노조의 전폭적인 협력에 보답해 회사측도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전보다 더 관심을 쏟아 붓고 있어 윈-윈(WIN-WIN)의 상생 노사관계가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신소재인 리퀴드메탈 사업으로 업계에 널리 알려진 그로웰메탈(대표 박정서ㆍ구 경방기계) 노조는 최근 자진해 무분규ㆍ무쟁의ㆍ무노조 결의를 하고 나섰다. 2년전인 2001년 7월 그로웰산업이 경방기계를 인수합병할 때 만해도 노조는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기업사냥꾼은 물러나라”며 새 경영진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었다.
그로웰메탈 노조측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 경영진이 당초 머니게임을 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지난 2년간 성실하게 기업을 경영하자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로 입장을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더 나아가 그로웰메탈 노조는 기업이미지를 일신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대외홍보 활동에도 나서고 있을 정도다.
한국제지(대표 전원중) 노사도 지난 20일 올해 임단협을 무교섭으로 조기에 타결했다. 한국제지 45년 역사상 임단협 무교섭 타결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외수 노조위원장은 노사공동의 발전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올해 임금 협상에 백지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회사측은 기본급 10% 인상과 무교섭 타결 격려금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화답했다. 전 사장은 “노조의 깊은 뜻에 보답하기 위해 연말에 회사 업적을 감안해 특별 상여금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루네오가구(대표 이영상)도 2년째 무교섭 단체협약을 체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보루네오가구 노조는 지난해 아예 항구적 무분규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신라명과(대표 홍평우)는 올해 임금협상의 전권을 노조측에 완전 일임해버려 올해 임금협상은 일사천리로 끝났다.
이외에 강관제조업체인 금강공업은 지난 7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했고, 삼정피앤에이도 2년 연속 무교섭 타결기록을 세웠다. 철강제조업체인 동방금속공업(대표 김광준), 신호제지(대표 신추) 등도 이 같은 무교섭 타결 대열에 이미 합류한 회사들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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